[칼럼] 녹색금융의 시대
[칼럼] 녹색금융의 시대
  • 양춘승
  • 승인 2019.10.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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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DP)

[이투뉴스 칼럼 / 양춘승] 지난 9월 뉴욕에서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UN Climate Action Summit 2019)가 열렸다.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 순배출량을 0으로 하도록 2020년까지 제출할 각국의 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NDC) 강화 방안과 저탄소 경제로 완전한 전환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회의에서 67개 국가가 감축목표 강화 방안을 제시하였으나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나라들이 전향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않아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민간 부문의 대응은 주목할 만하다.

로레알, 네슬레, 이케아 등을 포함해 시가총액 2조3000억달러, 종업원 수 420만에 달하는 총 87개 민간기업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 이하로 제한하도록 각자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투자 규모 2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알리안츠 외 11개 자산소유자들은 2050년까지 모든 투자 포트폴리오의 온실가스 순배출을 0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특히 우리의 주목을 끄는 행사는 바로 47조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130개 은행이 서명하여 발족시킨 ‘책임은행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Banking)’이다. 이는 곧 은행이 파리기후협정과 유엔지속가능목표를 달성하는 것과 자신들의 사업 전략을 일치시키고, 녹색금융에 더 많은 자금을 배분하겠다는 다짐이다. 이미 지난 7월 세계 50대 민간은행 가운데 23개 은행이 일정한 기간 내에 일정 금액 이상의 자금을 지속가능 경제활동에 할당하겠다는 지속가능금융약속(sustainable finance commitment)을 한 바 있다.

바야흐로 녹색금융이 주류로 등장하고 있다. 녹색금융이란 기후변화와 환경 보존을 위한 상품, 서비스, 프로젝트, 정책, 그리고 이를 위한 금융 시스템 등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UNCTAD에 따르면, UN지속가능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해서 2015~2030년 사이 매년 5조~7조달러의 투자가 소요되는데, 이 가운데 약 2조5000억달러가 민간에 의해 조달돼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자금 수요에 비하여 녹색금융 공급은 2018년 기준 녹색 융자 600억달러, 녹색 채권 1670억달러, 녹색 투자 1조180억달러에 불과하다. 자금 수요의 50% 정도만이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금에 대한 초과수요가 있기 때문에 녹색금융 시장의 성장 속도는 아주 빠르다. 2018년 상반기 녹색융자 규모는 17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성장하였고, 임팩트 투자 사모펀드 규모도 지난 5년 사이 32% 증가하고 있다.

금융업계의 맏형격인 은행이 녹색금융에 적극 나선다니 기후 문제 해결과 저탄소 경제로 전환이 좀 쉬워질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지속가능금융약속을 한 23개 은행조차 지속가능 경제활동보다 화석연료 관련 사업에 대한 융자 금액이 두 배나 더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 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3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석탄발전 대출금 잔액이 7230억원에 달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공적 금융으로 해외 석탄발전소를 건설하는 전 세계 국가 중 3위다. 녹색기후기금(GCF) 이행기구인 산업은행은 국내 석탄화력사업에 2008년부터 올해 1월까지 총 2조5706억원을, 해외 석탄화력사업에 2000년대 후반부터 올해 1월까지 총 3356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일은 이번 정부에 들어와서 녹색금융을 활성화시키자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도 지난 기후정상회의에서 녹색기후기금 공여액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약속을 하고, ‘세계푸른하늘의날’을 제안하는 등 기후변화와 맑은 공기에 대한 의지를 확인한 바 있고, 환경부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녹색금융의 확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융 스스로의 결단과 실천이다.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버린 기후변화 대응과 맑은 공기는 우리 모두에게는 심각한 도전이지만 금융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녹색금융이 금융시장의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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