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설치 배터리…업계 망연자실
만충상태서 방전대기 중 발화 추정

▲21일 오후 4시 14분께 경남 하동군 진교면 관곡리 한 태양광발전소 ESS건물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20㎡규모 ESS건물과 리튬이온배터리 1.33MWh(모듈기준 136개, 셀 기준 5700여개)가 불에 탔다. (사진제공 하동소방서)
▲21일 오후 4시 14분께 경남 하동군 진교면 관곡리 한 태양광발전소 ESS건물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20㎡규모 ESS건물과 리튬이온배터리 1.33MWh(모듈기준 136개, 셀 기준 5700여개)가 불에 탔다. (사진제공 하동소방서)

[이투뉴스] 정부의 미온적 대처 속에 신산업 아이템인 ESS(에너지저장장치)가 또다시 화염에 휩싸였다.

2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4분께 경남 하동군 진교면 관곡리 한 태양광발전소내 ESS설비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는 인근 지역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하동소방서는 소방장비 12대와 인력 34명을 현장에 즉파해 불길이 인근 전신주 전력계통이나 변압기, 태양광 모듈로 옮겨붙지 않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한전 측에 요청해 ESS설비 주전원을 차단했다.

이번 화재로 샌드위치 패널 소재 20㎡규모 ESS건물과 리튬이온배터리 1.33MWh(모듈기준 136개, 셀 기준 5700여개)가 불에 탔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오후 5시 30분께 초기 진화를 완료한 뒤 오후 10시 현재 잔불을 확인 중이다.

해당시설은 500kW 태양광에서 생산된 전력을 배터리에 충전했다가 방전하는 설비다. 정부 협약보증대출을 받아 2017년말 설치됐다. ESS PCS는 500kW이며, 리튬배터리는 LG화학이 공급했다.

또 지난 9월까지 이뤄진 민·관 주도 자체점검과 추가안전 조치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보험은 LIG 측에 8억원 규모로 가입된 상태다.

이로써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ESS 누적 화재발생 건수는 무려 27건으로 늘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화재 원인조사 결과와 대책을 발표한 올해 6월 이후로도 4건이 추가로 발생했다.

당국은 화재 발생시간을 감안할 때 배터리가 만충상태에서 방전 대기 중 발화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ESS용 배터리는 일각에서 불량 의혹을 제기하는 중국 남경공장 생산분은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배터리 공급사인 LG화학은 화재 확산방지 차원에 2017년 전후 남경에서 생산된 배터리의 최대 충전율(SOC)을 90%에서 70%로 낮춰 가동하고 있고, 현장에 설치된 특정시기 생산품을 교체한 바 있다. 

업계는 끊이질 않는 화재소식에 낙담하는 한편 정부차원은 조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SS업계 관계자는 "특정연도에 생산·설치된 배터리에서 같은 유형의 화재가 반복되고 있는데, 정부든 업체든 원인을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ESS산업 전체가 공멸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 배터리 전문가는 "차라리 특정제품의 문제라면 해당배터리 전체 교체로 해결이 가능할 수 있으나 다른 문제라면 정말 대책이 없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하동소방서 제공
▲하동소방서 제공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