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지난 수년 동안 입지 선정을 놓고 마찰을 빚었던 한국가스안전공사 콜센터가 드디어 충북 제천에 들어서게 됐다. 입지 공개모집을 통해 충북 제천이 콜센터 부지로 확정된 것이다. 시내중심가로 근무환경이 양호하고, 영상미디어센터를 제공하는 지자체의 관심도가 반영된 결과다.

가스안전공사 콜센터 건립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연일 민원전화가 수없이 걸려오는데다, 이로 인한 업무의 비효율성 개선이 절실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센터 구축을 놓고 그동안 가스관련 협·단체와 갈등의 골이 깊었던 상황을 되새겨보면 뒷맛이 개운치 않다. 처음부터 콜센터 입지를 공모하고, 새로운 일자리에 관심을 보이는 지자체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꾀했다면 하는 아쉬움이다.

2년 전 가스안전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사업인 콜센터를 서울지역본부 사옥에 구축키로 하면서, 이곳에 입주한 협·단체들에게 이전을 요청했다. 당시 서울지역본부 사옥은 1층에는 공사와 상황실, 굴착공사정보지원센터가 업무를 수행하고, 2층은 공사 임원실 및 교육장과 한국LPG산업협회가 자리했으며, 3층에는 LP가스판매협회중앙회, 서울시가스판매조합, 가스전문검사기관협회, 산업특수가스협회, 고압가스조합연합회, 가스기술사회, 가스학회가 입주해 있었다.

대부분 회원사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단체로서는 갑작스런 이전 요청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해지면서 잡음이 불거졌다. 6년 전에도 공사가 업무공간 확보를 위해 입주 협·단체들에게 이전을 요구하면서 마찰이 빚어진 데 이은 두 번째 갈등국면이다.

결국 당시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면서 타깃이 된 한국LPG산업협회가 사무실을 비웠고, 이어 가스학회가 언젠간 또 다시 닥칠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리며 사무실을 옮겼다.

공사가 충북 제천에 콜센터를 구축키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입주 협·단체에 이전을 요구하며 내걸은 명분은 허언(虛言)이 됐다. 공사는 콜센터 상담직원 이직률이 높아 인력 확보 차원에서 서울에 근무지를 두는 게 타당하고, 기존 사옥을 두고 별도의 건물을 임차한다면 정부로부터 예산 낭비라는 질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원활한 인력 수급과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논리가 무색해진 셈이다.

가스안전관리 분야에서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는 협·단체와 상생이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스안전관리에 일조하는 역할을 감안해주지 않는 게 못내 아쉽다는 협·단체 관계자들의 하소연이 씁쓸한 여운으로 남는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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