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인터뷰] 취임 1주년 맞은 황창화 한난 사장
[심층인터뷰] 취임 1주년 맞은 황창화 한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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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9.10.2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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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에너지는 에너지전환의 가교역할…역할 확대 및 정책지원 필요
재생에너지와 접목 등 신사업 모델, 공급자 아닌 서비스마인드 중요

“非한난까지 공생 가능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것”
 

▲황창화 한난 사장
▲황창화 한난 사장

[이투뉴스] 국내 에너지공기업 CEO 중에 유일하게 열관리와 고압가스, 냉동 분야까지 3개의 국가자격증을 가진 인물이 있다. 젊어서는 실제 이들 자격증을 토대로 관련 업체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출신이라는 연관성도 있기는 했으나 현장에서 암울한 노동현실을 체험, 이를 바꿔나가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국회의원 보좌관, 국무총리실 정무수석, 국회도서관장, 민주당 지역위원장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다. 취임 1주년을 맞은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주인공이다.

그가 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오자 언론과 주변에선 ‘낙하산’ 인데다 ‘전문성도 결여된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여러 측면에서 충분히 지적이 나올 만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산에서 열수송관 파열사고까지 발생했다. 집단에너지 공급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난 인사 사고였다. 하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황창화 사장은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 안전 최우선으로 한난의 경영시스템을 싹 바꿨다. 잘 몰랐기 때문에 기존의 안일하고 나태했던 사고방식을 한 번에 깨뜨릴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이다.

그렇다고 맨날 엄하게 대하고, 직원 위에 군림하는 최고경영자 하고는 거리가 멀다. 구내식당에서 직원하고 점심을 같이 하고, 우스갯소리로 회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다. 토크콘서트나 사내방송, SNS 등을 통해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즐기기도 한다. 한없이 부드럽고 합리적이지만, 사무실에 수시로 내려와 직원들에게 궁금한 사안을 직접 물어보기를 즐겨하는 등 업무에 대한 욕심은 절대 내려놓지 않았다. 간담회 형태가 아닌 최초의 인터뷰인데도 불구하고 민감한 사안을 포함해 어떠한 대한 질문에도 막힘없는 그의 답변이 이를 증명했다.

집단에너지에 대한 넘치는 애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에너지전환 등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을 보였다면 이제는 에너지 전반의 세세한 문제까지 파악, 한난뿐만 아니라 집단에너지업계 전반의 애로사항과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전환은 필연적으로 가야 할 방향이지만, 이 과정에서 집단에너지 및 열병합발전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는 믿음에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주 SRF 문제에 대해선 강온(强溫) 전략을 동시에 밝혔다. 주민과의 소통을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하면서도, 투자설비에 대한 손실보상 없는 출구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황창화 사장은 공직을 비롯해 정치권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친 만큼 인적 네트워크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 열요금 문제 등 공사와 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때 여러 경로를 통해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앞에 마냥 장밋빛 미래만이 있는 건 아니다. 점차 성숙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지역난방사업의 한계를 뛰어 넘어 한난의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또 한난과 非한난으로 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업계 전체를 포용, 집단에너지사업의 지속가능발전 모델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황 사장의 지난 1년과 향후 포부를 들어 본다.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일산 백석역 사고가 발생했다. 힘든 점은 없었나.
“오자마자 1주일 만에 국감을 받았고, 한 달 만에 백석역 사고가 났다. 그때 공사의 오랜 관행이나 잘못된 습성을 볼 수 있었다. 단적으로 사망사고가 아니면 사장이 현장을 가지 않은 것이 당시 매뉴얼이었다. 보고를 받은 후 나는 바로 현장으로 출발했다. 도착한 이후에야 인명사고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고대응에도 정신이 없었다. 사장이 주도적으로 나서 첫날부터 희생자와 부상자 병실을 찾아 위로하는 한편 사고대책본부도 현장에 꾸렸다. 열수송관 문제는 이전부터 누적돼 있던 사안으로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었다.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와 함께 종합대책을 내놨다. 안일했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틀을 깨기 위해 노사가 함께 안전결의대회를 열었고, 낡은 열수송관 개체를 위해 연간 1000억원씩 3년 동안 집중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외부의 시각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나주 SRF 기본합의서 체결로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일부 풀렸지만, 앞으로가 더욱 고비라는 지적이 많다.
“내포에 이어 나주까지 SRF 열병합발전소에 대한 집단민원이 발생, 공사가 최전선에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그냥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각오로 의제를 명확히 하자고 요구해 이번에 손실방안을 포함한 기본합의서 체결을 이끌어 냈다. 이는 지역주민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한 성공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해결할 자신이 있으며, 몇 가지 복안을 가지고 있다. 물론 최종 해결까지는 산 넘어 산일 수 있다. 현재 산업부는 REC를 없애, SRF를 더 이상 하지 말자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이제 환경부가 나서 SRF를 포함한 폐기물 전반에 대한 정책방향을 다시 설정할 시점이다”

▶집단에너지가 정말 필요한 에너지 공급방식인지와 향후 역할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세계적으로 저탄소·친환경 에너지 패러다임이 확산되고 있다. 집단에너지는 대표적인 친환경·고효율 에너지로, 에너지전환의 가교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확신한다. 미래에너지는 결국 융합형 및 분산형으로 갈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지금까지의 전기와 열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재생에너지와의 융합도 필수적으로 이뤄진다. 거래형태도 지금은 모든 것이 전기 중심이지만, 앞으론 열거래도 본격화돼야 한다. 가정으로 보자면 열 사용량이 전기보다 더 많다. 국가 전체적으로도 30% 정도가 열 형태로 쓰이고 있다. 국가차원에서 집단에너지에 대한 역할 확대와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당수 집단에너지사업자가 힘겹게 버티고 있다. 한난이 앞선 경쟁력을 이용해 열요금을 나무 낮게 가져가는 등 업계를 어렵게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내년부터 집단에너지협회장을 맡는데 업계 전체를 이끌어 갈 복안은 있는지.
“업계 내부의 사정이 녹록치 않다. 원칙적으로는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지역난방을 개방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하지만 지금 거둬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난만이 아닌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임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열병합발전과 집단에너지가 에너지이용효율 제고 및 온실가스 배출저감, 에너지전환모델에서 중요한 몫을 하고 있는데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영국 같은 경우 개별난방에서 지역난방체계로 전환하겠다며 생각을 바꿨다. 우리도 한난과 업계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제도개선(전력부문 보상강화)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한난 기준으로 열요금 상한을 정함으로써 후발사업자의 원가구조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등 생태계 자체도 제약이 있다. 열요금에 대한 정부의 고충도 이해하지만 초기 사업자의 경영 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한 만큼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또 집단에너지사업 전반의 시설안전 강화를 위한 안전관리 비용, 국가적 에너지이용 효율화를 위한 미활용에너지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 등도 고려가 필요하다”

▶집단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간 접목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한난의 신규 사업 추진방향은.
“정부의 스마트시티 확산 및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등으로 소비자가 설치하는 소규모 재생에너지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 더 늘 것이다. 하지만 소규모 재생에너지 열은 대부분 60℃내외의 저온으로 이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저온열과 연계가 가능한 4세대 지역난방 모델로 이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또 미이용 에너지원(원수관, 하천수)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 및 건물 내 신재생설비(연료전지, 히트펌프)를 집단에너지와 연계하는 도심 융·복합형 분산에너지도 잠실MICE 사업을 시작으로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폐기물처리에 대해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화(열분해를 통한 가스화) 사업과 제습냉방시스템 보급, 수소경제모델까지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해 나갈 생각이다”

▶집단에너지사업이 전체적으로 성숙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안정적인 사업운영과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신도시 개발과 집단에너지공급지역 지정을 통한 방식은 끝나고 있다. 현재 15∼16%에 머물고 있는 지역난방을 추가하기 위해선 기존 모델이 아니라 다른 사업모델로 바꿔야 한다. 집약된 구조가 아닌 소규모로 효율적인 열공급이 가능한 방식을 찾아야 한다. 재생에너지와의 접목도 한 가지 방법이다. 난방수요가 많은 북방지역으로 해외진출도 고려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설비를 지어주는 방식을 주로 생각했지만 건설사가 아닌 만큼 제대로 된 비즈니스모델이 아니라고 본다. 단순 건설이 아닌 교육, 컨설팅, 오퍼레이팅(효율적인 운영) 등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부터 수출해야 한다. 북한진출 역시 분산형 에너지인 집단에너지가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 북미관계가 풀려야 가능하겠지만 우선 TF를 꾸려서 기본적인 검토를 하는 중이다.

▶업계가 달라져야 할 점과 앞으로의 혁신 방향은.
“한난이 가면 길이 된다고들 표현한다. 하지만 내 코가 석자인(경영난에 빠져 있는) 다른 사업자들은 따라오기 힘들다. 앞으로 그 부문은 협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하고, 국가에서도 반드시 나서야 한다. 낡은 수도배관 교체를 위해 국가가 투자하듯이 열배관 문제도 국가 및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 어려운 상황을 바꾸기 위해선 사업자들도 달라져야 한다. 한난만 보더라도 지금까지 ‘공급자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단지 담벼락까지만 공급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난방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사용자시설이다. 밖에서 아무리 관리 잘해도 열교환기를 넘어가면 품질이 떨어진다. 지역난방은 춥다는 불만도 여기서 나온다. 무엇보다 ‘서비스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단순 열 공급자가 아닌 ‘서비스 공급자’ 개념으로 접근, 해법을 찾아야 한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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