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DMZ 국제평화지대 구상에 기대해 본다
[칼럼] DMZ 국제평화지대 구상에 기대해 본다
  • 서정수
  • 승인 2019.11.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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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수 박사 /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자연환경보전연구소 소장
▲서정수 박사 /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자연환경보전연구소 소장
서정수 박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자연환경보전연구소 소장

[이투뉴스 칼럼 / 서정수]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무장지대 내 국제평화지대 구상을 밝혔다.
구상은 1970년 이래 역대 정부가 수차례 언급한 남과 북의 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방안과 화합의 맥을 같이하는 내용으로, 크게 달라진 점은 없으나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처럼 또 기대하게 된다.

최근 북한의 금강산 내 남측 지원시설에 대한 일방적 철거 통보에서 보듯이 예측 불가한 측면이 항상 내재된 남북관계라 당장의 기대에는 못 미치더라도, 한반도 생물다양성의 우위를 위해 북한을 설득하고 선제적으로 국제평화지대 구상을 추진하는 끈기가 요구된다.
우리는 노태우 정부의 ‘평화시 건설’, 박근혜 정부의 ‘세계평화공원’ 등 비무장지대를 평화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시도가 실현되지 못하는 것을 봐왔다.
문재인 정부의 4.27 남북 판문점 공동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 역시, 남북이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방안을 실현할 것이라는 온 국민의 기대 속에 진행된 바 있다.
이에 접경지역 주민과 지자체들은 한껏 고무돼 각종 장밋빛 개발계획에 들뜨기도 해, 경색된 한반도의 현 상황을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북한과의 합의에 이르지 못해 국민에게 더 큰 실망만 안겨줘 아쉬움만 남았다는 점이다.

동서로 250km, 남북으로 4km에 이르는 비무장지대는 한반도를 제외하면 지구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자연자원지역이다. 비무장지대가 한반도를 대표할 수 있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것은 이미 전 세계 관련 석학들의 증언에서도 밝혀져 그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1990년 동서독이 30년간의 벽을 허물고 구축한 그뤼네스반트는 유럽은 물론 전 세계인의 새로운 생태관광지로 부상한 표본이다. 그뢰네스반트는 폭이 100에서 200여미터에 비교적 좁고 긴 띠같은 초원지역으로 구성돼 있을 뿐이다. 반면 어언 70년간의 분단과 전쟁, 정전이라는 비극적 역사의 산물인 비무장지대야 말로 지구상 생태계 변천의 새로운 학문적 단초 제공은 물론 이념을 극복한 평화의 장으로 등장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미개발지로 각인됐던 아마존은 무차별 개발로 인해 이전의 명성을 잃어 새로운 생물체의 발견을 더이상 기대할 수 없어, 단절된 생태계가 온전히 남은 곳은 지구상에 오직 한반도의 비무장지대뿐이라는 사실이 타당성을 얻고 있다. 비무장지대는 금전적  평가를 매길 수 없을 정도의  잠재적 효용가치를 지닌 전 지구적 자산인 셈이다.
그래서 비무장지대에 대한 개발이 우선되는 계획은 지양해야 할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국제평화지대 구상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고 한다. 당연히 한반도 생태계 단절을 해소하기 위한 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반도의 생태계를 위해하는 요인으로는 분단된 역사처럼 물리적인 단절이 꼽혀 백두대간을 근간으로 한 생태계 축 연결이 시급하다. 고립된 생태계는 자칫 근친교배를 통한 자멸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비무장지대 내 보존 가치가 높은 핵심구역에 대한 남북 사전 합동조사가 수행돼야 한다. 또한 그동안 학술적으로 수차례 언급된 강원도 고성지역 해안 바닷길, 금강산과 설악산을 잇는 생태 연결축 회복은 남과 북이 서둘러 실현해야 할 우선과제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한반도 비무장지대 내 국립공원 설치 문제도 계획안에 첨언돼야 한다.
비무장지대 내 일부지역에서는 이미 감시초소(GP)가 철수했다. 이제 비무장지대 내에 인간간섭이 배제된 한반도국립공원(가칭)을 조성해 남북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장으로변신이 필요하다.
비무장지대는 한반도국립공원(가칭) 조성의 결과로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평화공존의 표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한반도 생태계를 전 세계에 알려 많은 이들이 이 땅을 찾고 싶어하는 에코투어의 보고(寶庫)로 각인될 것임이 틀림없다.

남과 북의 정체상태는 북핵문제와 연관돼있어 쉽게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는 않지만 현재 남북은 역대 정부가 밟았던 어떤 관계보다 진일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반전의 기회도 보인다.
북측이 이번 문대통령 제안처럼 비무장지대 전체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는 것은 미루더라도 남북 생태계의 실질적 분단 해소, 공동 학술조사, 비무장지대 한반도국립공원 설치 등 이념을 극복하는 조치는 수용하기를 기대한다.
이데올로기를 넘어서 순수한 자연을 통해 소통하는 것으로 남북이 공존하는 실질적 화해의 장이 열려 비무장지대 내 ‘한반도국립공원’을 탐방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을 상상하면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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