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셰일오일 생산에도 걷어내지 못한 원유 공급불안
美 셰일오일 생산에도 걷어내지 못한 원유 공급불안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9.11.2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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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수급도 국제석유수급에 단단히 묶여있는 구조
“미국 에너지 생산 증가에도 ‘에너지 지배 구상' 불확실”

[이투뉴스] 셰일오일 생산 등 미국의 에너지 생산증가에도 불구하고 원유 공급불안의 그림자를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에너지 지배’ 구상에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준범 한국석유공사 개발동향팀 연구원은 20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지배'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에너지 정책 기본방향은 ‘에너지 지배’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모토로 당선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분야 실천전략인 에너지 지배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엑슨모빌 CEO를 국무 장관에, 미국 최대 산유주인 텍사스주 주지사를 역임한 릭 페리를 에너지 장관에 임명하는 등 미국 석유산업 인사들을 정부 요직에 앉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미국 에너지부가 주최한 ‘미국 에너지 부활’행사에서 “미국인들은 과거 40년 동안 에너지 부족에 대한 공포와 에너지를 공급하는 국가가 휘두르는 자원 무기 앞에 삶의 질이 하락하고 국가 주권도 희생해야 했다”며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등극했기에 다른 산유국들이 미국의 주권을 무시하거나 석유공급을 대가로 정치적 요구를 함부로 할 수 없게 돼 에너지의 황금기를 맞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한 “셰일자원을 배경으로 미국은 이제까지 추구한 에너지 자립 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에너지를 수출해 에너지 지배를 추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에너지 지배는 석유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려는 국가들이 야기하는 정치적 혼란으로부터 벗어나고, 에너지 분야에서 자립과 공급안보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 40여년 걸쳐 만들어진 에너지 지배 구상, 비결은 일관되고 지속적인 정책
 

이 연구원은 에너지 지배 구상이 하루이틀만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1973년 제1차 석유위기 직후 닉슨 행정부가 진행한 자립프로젝트부터 2007년 셰일가스 생산 상업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미첼 에너지의 수압파쇄공법에 대한 미국 연방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40여년간 유지했던 원유수출 금지를 폐기한 2015년 오바마 행정부 등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지배 구상에는 미국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에너지 정책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또한 미국이 최근 석탄, 원자력을 포함해 다양한 에너지원들을 수출하고 있으며 그 중 핵심은 셰일석유과 셰일가스라고 주장했다.

이들 셰일 에너지는 수출이 급속도로 늘고 있어 세계 공급에 기여하고 있는 반면 세계 최대 석유생산지인 중동은 석유공급 안정을 위협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리아 등에 주둔했던 미군을 서둘러 철수하고 이란 팽창을 저지하는 역할을 이스라엘과 사우디 아라비아에 맡긴다는 구상을 추진하는 등 중동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상황이다.

◇ “미국은 이란 상대로 전쟁 못해” 믿음에 유가 요동 적어

이 연구원은 이처럼 중동이 불안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사우디 등이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할 수 없다는 믿음이 중동지역에 광범위하게 확산돼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요동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군 정찰기가 이란에 의해 격추됐음에도 트럼프가 댄 군사공격을 취소해 이런 믿음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반면 사우디 석유 생산시설이 드론에 공격 당한 것과 같이 이란의 위협은 현존하고 실질적이다.

그는 또한 미국의 석유수급 현실이 국제석유수급에 단단히 묶여있는 구조라고 주장하며 미국 정유시설은 고도화 수준이 높아 중질원유를 적절히 혼합, 투입할 때 최적 수율에 도달하지만 미국 셰일오일은 초경질 원유이기 때문에 중질원유를 지속적으로 수입해야 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또한 미국이 수출하는 하루 200만배럴의 원유로는 하루 6700만배럴에 달하는 국제 석유교역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자본 효율성을 중시하는 미국 석유산업은 사우디처럼 잉여생산능력을 보유해 국제가격을 조절하는 여력이 용인되지 않아 미국은 셰일 수출에도 불구하고 국제 석유가격의 설정자가 아니라 가격 수용자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 “미국 대중동 외교전략 고려시 공급불안 그림자 못 걷어”

이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지배 구상은 셰일오일 생산과 수출 급증만 고려하면 의미 있는 정책으로 보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셰일오일 수출이 세계 석유교역에서 차지하는 규모, 미국 석유산업의 구조적 한계, 미국 석유산업의 속성 등을 고려하면 미국의 에너지 생산증가가 곧바로 에너지 지배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국의 대중동 외교전략과 고려하면 공급불안의 그림자는 여전히 걷혀지지 않고 있다”며 “에너지 지배 구상은 미국의 에너지 자립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에는 큰 의미가 있지만 미국 이외 지역의 석유공급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국가들에게는 다르게 읽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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