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전력 감소, 이산화탄소 배출감소 효과 반영 당위성
지원금 한도제한‧예산소진 시 사업종료…불확실성 증대

▲가스냉방 세미나가 열려 보급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가스냉방 세미나가 열려 보급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투뉴스] 가스냉방이 국가에너지효율 측면에서 효과가 분명한 만큼 현재의 설계설치장려금 등 보조금을 전향적으로 재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피크전력 감소 효과와 이산화탄소 배출감소 효과를 반영해 예산을 확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지원금 한도를 현장 당 1억원으로 제한하고, 예산소진 시 사업을 종료한다는 규정이 수요처에 지급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보급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린다.

27일 메리어트호텔에서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도시가스협회 주최로 '가스냉방 보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기술기술 세미나'가 개최됐다. 설계사와 수요처를 비롯해 도시가스사 관계자를 초청해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가스냉난방의 국가적 편익과 필요성 가스냉난방기기 현황 및 관련정책을 주제로 발표와 함께 질의답변이 이어졌다.

가스냉난방의 국가적 편익과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자로 나선 정시영 서강대 교수에 따르면 2011915일 발생한 대규모 정전은 연휴에 냉방수요가 거의 없고 예비율이 늘어나 공급능력을 줄여가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예측하지 못한 폭염으로 빚어졌다. 대규모 블랙아웃의 위험성이 설비용량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폭염의 예측 불가능성과 발전소의 신속한 부하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절기와 동절기에 발생하는 최대전력은 주로 냉방과 난방에 기인하는데 최근 전반적인 온난화 추세 속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급작스런 폭염과 한파가 발생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력수요 급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원의 기본특성에 부합하는 국가적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기와 가스 에너지의 기본특성을 비교하면 전기는 발전과정을 통해 생산하고,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용이하게 전환이 가능하며 사용 편리성이 우수하다. 발전소는 대부분 대규모이며 급격한 수요 증가에 대응이 어렵다. 또 전지 등을 이용한 저장은 단위 중량당 충전량이나 출력 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시간적 수요변동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

반면 가스는 프라이머리 에너지로 연소에 의해 간단히 열로 변환되며, 열기관을 통해 전기를 얻을 수 있다. 공간적, 시간적 수요변동에 대한 유연한 공급이 가능하므로 급격한 냉난방 수요 증가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또 가스는 고밀도로 손실 없이 저장이 가능하다.

가스 냉난방기가 최대전력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특히 3중효용 흡수식 냉온수기는 1차 에너지 기준으로 전기냉방보다 1.13배 효율적인 고효율 기기라는 점에서 전력부하 완화와 효율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국내의 최근 냉방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가스냉방 전력대체효과는 RT0.95로 나타났다. 일본 JGA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가스냉방 전력대체효과는 RT1로 우리보다 값이 크다. 또 가스난방 전력대체효과는 Heating 0.49수준으로, 가스냉방기기 용량을 기준으로 RT1.55에 해당한다.

연구에 의하면 가스냉방에 의해 1000의 발전소건설을 회피하면 연간 670억원의 국가적 비용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 2015년의 경우 가스냉방 대체전력이 2272이므로 가스냉난방은 연간 약 1520억원의 발전소 건설회피효과를 나타낸다. 대체전력은 난방의 경우 더 크게 나타나며, 동계 최대부하 시 가스냉난방기의 대체전력은 5957로 발전소 건설회피효과는 연간 3990억원에 달한다.

가스냉방은 이 같은 피크 컷 효과와 함께 이산화탄소 컷 효과도 크다. 200 RT 삼중효용 흡수식 냉온수기의 경우 이중효용에 비해 연간 13.8톤의 CO2 컷 효과를 거둔다.

정시영 교수는 삼중효용 흡수식 냉온수기에 대한 피크전력 감소 지원금이 RT45000, 이산화탄소 배출감소 지원금이 RT10만원이면 투자회수기간은 7.4년 정도로 예측된다제품 평균수명이 15년 정도인 삼중효용 흡수식 냉온수기에 대해 CO2 컷 지원금이 RT10만원 이상 돼야 보급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기 제조사 입장에서 기술개발 현황 및 관련정책을 주제로 발표한 남상철 LG전자 실장은 가스냉난방기는 가스엔진을 이용해 다양한 실내기와 연결되고 냉난방 또는 냉온수를 공급할 수 있는 고효율의 친환경 냉난방 공기조화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GHP의 경우 천장형 실내기 뿐만 아니라 직팽식 공기조화기 및 냉온수용 및 급탕용 시스템보일러와도 연결돼 고객환경에 맞는 토탈 공조 설계가 가능하며, 통합 제어가 가능하고 다양한 확장성을 갖는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흡수식냉온수기의 경우 2차에 걸친 엄격한 헬륨 누설량 검사로 신뢰성을 높이고 있으며, 결정 방지 제어를 통해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사용 편의성도 다르지 않다. 자동추기장치를 채택해 불응축 가스를 자동 배출함으로써 냉방능력 하락 및 운전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한다. 불응축 가스량이 9% 존재할 경우 냉동능력은 52% 줄어든다.

남상철 실장은 기술개발 동향 소개와 함께 실제 현장에서 보급 확대에 걸림돌이 되는 시책에 대한 쓴 소리도 내놨다.가스냉방이 보급되면서 2016년까지 가파르게 확대됐으나 2017년부터 그 속도가 더뎌진 것이 현장당 지원금을 1억원 한도로 제한하고, 예산이 소진되면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힌 영향이 크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흡수식 지원금을 축소하고, 지난해에는 흡수식과 GHP 지원금 단가를 약 30% 줄인 것도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보급 활성화 연구용역 통한 실효적 수단 기대

국가적 과제인 피크전력 감소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가스냉방 보급 확대에 정부와 유관기관도 적극적이다. 정부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천연가스를 발전용 에너지원뿐만 아니라 수송이나 냉방까지 수요처를 다변화 시키겠다고 밝혔다.

실질적인 에너지 소비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 수립을 위해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공단, 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산업단지공단, KT 등 민·관이 합동으로 구성된 ‘KIEE 추진단이 설립됐다. 이들은 12대 핵심과제 중 냉난방 에너지원 다양화와 관련해 건축물의 냉난방용 전기사용 절감을 목표로 가스냉방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구상 중이다.

가스냉방 보급 확대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도 수행되고 있다. ·하절기 전력피크 부하를 줄이고, 에너지효율 증대를 위한 대책 중 하나로 가스냉방 보급을 확대키로 하고, 지난 5월부터 가스냉방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산업부는 중장기 보급 목표를 포함한 보급 확대방안을 연내 완료할 계획이다. 연구용역을 통해 가스냉방 운영실태 분석, 냉방시장 여건 분석, 가스냉난방 보급에 따른 편익 분석, 중장기 보급목표 설정,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한 지원방안, 에너지 복지정책 연계방안 등을 모색하고 이를 토대로 가스냉방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건물 냉난방에너지 수요관리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용역도 이뤄지고 있다. 에너지공단은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해 건물 용도별 특성을 고려한 가스냉방, 지역냉방 등 냉난방에너지 확산 기반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비전기식 냉난방 보급 확대를 위한 기준안과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적 편익이 막대한 가스냉난방 보급 확대 필요성에는 정부와 국회 모두 공감하고 있다. 정책적 행보가 활발한 만큼 지원금 상향과 한도제한 폐지 등 일선현장에서의 실효적 수단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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