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연례 보고서에서 각국 감축노력 촉구

[이투뉴스] 기후변화가 인류에 던진 경고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UN이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향후 몇 년 내 정점에 도달할 조짐은 없고 오히려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산업화 이전 지구 평균기온보다 1.5~2℃ 이상 상승하지 않게 하려면 더욱 과감하고 신속한 저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UN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 전력 생산을 위한 화석연료 기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7년 대비 2%, 2010년과 비교해선 무려 11%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만약 전 세계가 1.5℃ 상승을 막기 위해 2010년에 다같이 저감 노력을 펼쳤다면, 연간 3.3%씩 배출량을 줄이면 됐다고 봤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없었으므로 이제는 2020~2030년 사이 연간 7.6%씩 줄여야 할 처지다. 현재 속도로 배출량이 증가할 경우 2100년까지 지구 온도는 3.2℃나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가 거주는 사실상 불가능해지며, 극심한 온도 상승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 야기될 것으로 보고서는 우려했다. 

지구는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약 1℃ 이상 따뜻해졌으며, 이로 인해 폭풍과 가뭄, 폭염 등 극심한 기후변화와 맞딱드린 상태다. 보고서는 만약 지구가 앞으로 10년 내 배출량 저감에 실패한다면 경제성장 둔화는 물론 인류 생존에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봤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기후 정책 씽크탱크 ‘기후와 에너지 솔루션센터’의 엘리언 더링져는 “기후변화는 매우 긴급한 문제지만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UN의 연례 보고서는 각국 정부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수 있도록 대중과 정치적인 압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은 파리기후협약에서 서약한 온실가스저감 노력에서 벗어나 있다. 그러나 2020년 11월 협약 철회 효력이 발휘될 때까지는 서약 비준상태다. 

미국 배출량은 지난 10년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가전 제품과 자동차의 효율이 좋아지고, 많은 기업들이 석탄 등 오염도가 높은 에너지원에서 더 청정한 에너지원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로 미국 경제부문 배출량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아울러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일본, 호주, 브라질,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주요 경제 6개국들도 저감 목표치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중국 정부가 스스로 정한 목표시점(2030년)까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다만 UN 보고서는 중국의 인구당 배출량은 EU와 같은 범위에 있다고 했다. 

중국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크게 투자하고 있으며, 전기차 기반 시설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 같은 투자속도가 줄어들고 있다. 

한편 UN 보고서는 각국 정부들에게 향후 10년간 배출 저감을 위한 권장사항을 제시했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금지하고 2030년까지 신규 자동차 무탄소화, 대중 교통 확대, 신축 건물의 전기화 등을 제안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내달 2일부터 13일까지 스페인 마드리에서 열리는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앞서 발간됐다. 총회에서 모인 세계 각국 리더들은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실행을 위한 세부 사항을 구체화하고, 온실가스 배출 추가감축을 논의한다. 

보고서는 각국들이 앞서 약속한 저감량 보다 3~5배 온실가스를 더 줄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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