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베리아産 천연가스 30년간 중국에 연 380억㎥ 공급

[이투뉴스] 러시아 극동지역인 시베리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가스관을 심는 550억달러(65430억원)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동시베리아 지역의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러시아 극동과 중국 동북지역에 공급하는 가스관인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 개통식이 2(현지시간) 열렸다. 개통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TV 화상연결로 진행됐다.

러시아는 약 3000에 이르는 이 가스관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지선인 '동부노선'을 통해 연간 380상당의 천연가스를 30년 동안 중국에 공급하게 된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 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CNPC)20145월 가스 공급 조건에 합의하고, 그 해 9월부터 착공에 들어갔다. 전체 계약금액은 4천억 달러(47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대규모 천연가스관 가동은 자원 수급을 둘러싼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뤄졌다.

세계 최대 가스 매장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서방 국가의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경제 사정이 어려워진 러시아는 재정 확충이 시급하다. 이런 시점에서 이번 가스관 사업은 러시아의 중요한 에너지 프로젝트일 수밖에 없다.

중국 입장도 다르지 않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석탄에 의존해온 에너지 구조를 천연가스의 친환경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려는 의지에 따라 천연가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친환경 정책에 힘을 쏟는 중국은 내년 세계 최대 가스 수입국으로 떠오르며 2024년까지 세계 가스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 완공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도전하는 전략적 연대에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 가스관을 통해 다져진 양국은 국제 질서를 주도하려는 미국에 맞서는 동맹인 셈이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고,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 후 서방의 경제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이 연대를 통해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모양새다.

중국은 지난해 무역전쟁이 심화되는 과정에 미국산 LNG10% 관세를 매기고, 올해 그 관세를 25%로 올렸다. 현재 미국산 LNG는 중국에 공급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산 천연가스 도입을 줄이고 러시아산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