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기 감축률 달리하는 더블 벤치마크 필요”
“열-전기 감축률 달리하는 더블 벤치마크 필요”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9.12.0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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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는 발전업종과 동일 적용, 열부문은 감축부담 최소화해야
산업단지 열병합업종내 차별은 탄소누출 및 중소업체만 타격

[이투뉴스] 집단에너지사업 중 전기부문은 발전·에너지업종의 온실가스 감축의무와 동일하게 적용하되, 원천 감축시설인 열부문은 의무 부담을 최소화하는 더블 벤치마크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을 산업부문과 산업단지 업종으로 나눠 감축률(조정계수)에 차등을 두는 것은 탄소누출을 불러 오는 것은 물론 중소 제조업체에만 타격을 준다는 지적이다. 

한국열병합발전협회(회장 고영균)가 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산업단지 업종 온실가스 감축연구회’ 세미나에서 김정인 중앙대학교 교수와 유종민 홍익대학교 교수는 배출권거래제 문제점과 발전방안을 통해 국내 배출권거래제(산업단지 열병합발전 중심)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온실가스 감축 세미나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국가적으로 많은 편익을 제공하는 산단 열병합에 대한 배려를 주문했다.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온실가스 감축 세미나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국가적으로 많은 편익을 제공하는 산단 열병합에 대한 배려를 주문했다.

◆전기는 유상할당, 열부문은 100% 무상할당
김 교수는 먼저 세계적으로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통한 탈탄소화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등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고,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던 EU 역시 시장 안정화 기금 도입과 기술진보를 고려한 BM계수 등으로 탈동조화(경제는 성장하는 반면 온실가스 배출은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저탄소화 현상이 확실치는 않으나 추후 제도개선을 통한 저탄소화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배출권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이며 거래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정산일에 임박한 거래증가와 지나친 보유 경향으로 유동성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배출권거래제의 문제점에 대해선 작년 할당량보다 배출량이 2500만톤이나 초과해 배출권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기업들이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발전업종 등의 고가 매입으로 가격은 물론 투자비용 및 회수기간 예측이 어렵고, 기업이 실시한 감축사업 중 83%가 인정을 받지 못하는 등 투자기피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집단에너지사업자 간 형평성 문제도 거론했다. 현재 지역난방부문과 산업단지 열병합(10개사), 기타 산업부문까지 3개 업종으로 나뉘어 산단 열병합발전에만 과도한 감축의무가 적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유럽의 경우 에너지이용효율이 높은 CHP(열병합발전)를 우대하는 것은 물론 보너스 할당을 지급하는데 반해 국내는 별다른 혜택이 없다고 강조했다.

배출권거래제 발전방안에 대해선 먼저 거래량에 따라 수수료를 할인하는 한편 유상할당 재원을 활용해 중소기업체에 대한 MRV(온실가스 측정 및 검증) 비용 지원 등 거래비용을 완하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또 시장조성자(민간 금융회사)는 물론 개인투자자 참여(금융기관 계좌 통해 위탁거래)를 허용해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출권에 대한 상한-하한 가격제도 도입과 상쇄배출권(외부감축사업) 이용 활성화, 장기적으로 다른 시장과의 연계를 모색하는 등 동북아 탄소시장 형성을 위한 주도권 모색도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대한 리스트를 제공하고, 불확실성 해소 및 기술개발 유도, 신규 최신기술(BAT) 기업에는 무상할당, 폐기물 활용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을 제안했다.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의 경우 전기부문에 있어서는 기존의 발전·에너지 업종의 조정계수를 적용하되, 열생산 부문은 온실가스 감축 기여 기술이라는 점을 감안해 1.0에 근접한 조정계수를 적용하는 더블 벤치마크 제도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해외 감축을 위한 공동 협력사업을 지원·인정하고 CHP에 대한 업종 분리를 통해 역할과 기능에 따른 차별화된 감축목표 적용도 제안했다.

특히 유연탄 등 고형연료를 주로 사용하는 산단 열병합이 향후 남아 도는 폐기물을 사용, 연료전환과 사회적 편익을 고려한 추가 할당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인 교수는 “현재 전국 각지에 엄청나게 쌓여 있는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있어 CHP가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남는 폐기물을 매립이나 단순 소각으로 처리하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충분한 인센티브를 줘 집단에너지가 최대소비처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출권거래제 할당 정책과 탄소누출의 가능성을 발표한 유종민 홍익대학교 교수는 2015∼2019년 탄소시장에서 가격이 3배 이상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배출권거래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에 대한 연구결과 없다며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분야별로 다른 감축의무가 다를 때 규제가 약한 부문으로 탄소배출량이 넘어가는 탄소누출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국가 내에서 뿐만 아니라 무역을 통한 탄소이전과 생산시설 및 투자처 이동을 통한 국가 간 탄소이전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산업단지 열병합발전 분야에서의 탄소누출 위험성도 사례로 들었다. 2017년 업종 분리 이후 자가소비를 겸하는 일부 산단 열병합 업체가 산업부문에 포함돼 비교적 낮은 감축률을 적용받고 있는데 반해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자는 강한 감축률을 적용해 소규모 단독 업종의 불이익이 크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분리할당 취지가 산업단지 내 전문 집단에너지사업자 형태로는 사업을 하지 말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자가소비로 넘어 가라는 것인지 모를 정도”라며 “이러한 불평등은 결국 열요금 상승으로 전문업체로부터 스팀을 받는 중소 제조업체에만 타격을 주는 만큼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원천 감축시설인 열병합발전 할당 시 배려해야
고영균 열병합발전협회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에너지이용효율이 높고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배출이 적어 국가 전체적으로 많은 편익을 제공하는 열병합발전에 대한 과도한 감축률 적용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더불어 환경부와 일반 국민들은 지역난방과 달리 산단 열병합발전에 대해 잘 모르는 만큼 홍보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현정 리온컨설팅 대표는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는 대부분 EU-ETS를 벤치마킹했는데, EU에서는 CHP의 열부문에 대해선 100% 무상할당을 적용하거나 추가할당 해주는 것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도 이런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은 탄소집약도(생산비용 증가)는 높은데 반해 무역집약도가 낮게 평가돼 유상할당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타격이 예상된다”며 “CHP는 에너지감축 효과가 있고 향후 늘려 나가야 한다는 국가계획이 있는 상황인 만큼 유·무상할당과 감축의무(조정계수) 등에서 충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용훈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열병합발전이 에너지절감기술이며 기후변화에 적합한 시설이라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검증이 끝난 상황이지만, 갈수록 환경이 에너지효율보다 앞서는 상황을 감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박사는 “열과 이산화탄소가 많이 필요한 농업용(스마트팜 등)과 남아도는 폐기물 해결책으로서의 산업단지 열병합발전 등 융합 및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솔루션을 찾아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조기성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전 원장은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이 많은 편익을 제공하는 만큼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그 목소리가 정부와 국민 사이에 제대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CHP 굴뚝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다른 곳보다 좋으면 좋았지, 더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는 2배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명백한 검증결과를 알려주는 것이 선행돼야만 목적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형찬 KPMG 상무는 열병합발전은 에너지효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으로 기여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배출권을 할당하는데 있어 배려를 해야 한다는 큰 원칙과 방향에 대해 동의를 표시했다. 김 상무는 “현재 배출권 경매를 통해 2000억원 가량이 조성됐고 2020년까지 4000억원이 더 들어온다”며 “산단열병합이 유연탄을 LNG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이러한 재원을 열을 사용하는 중소기업에 지원해주면 미세먼지 저감과 열요금 상승압박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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