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난해 787만톤 수입으로 카타르 이어 2위 국가
우드 맥킨지 "320억달러 규모 자산 M&A 등 급변화 예고"

[이투뉴스] 국내 LNG 수출 2위 국가인 호주 석유산업 상류부문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박지숙 한국석유공사 개발동향팀 연구원은 11일 ‘최근 호주 상류부문의 새로운 변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호주는 수년간 LNG 수출 1위국의 왕좌를 지켜온 카타르를 위협하면서 세계 최대의 LNG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카타르 수출량을 넘어선 바 있으며 최근 생산을 개시한 신규 LNG 프로젝트에 힘입어 호주 LNG 생산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지난해 우리나라 LNG 수급 동향에서 호주산 LNG는 787만톤으로 카타르 1425만톤을 잇는 두번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물량은 지난해 전체 LNG 수입량 4402만톤에서 17.8%를 차지한다.

◇ 석유메이저 호주 자산 매각 추진으로 변화 기류

박 연구원은 호주가 풍부한 가스 자원 및 안정적인 투자 환경으로 많은 E&P 사업을 전개해 온 지역이면서, 파리 기후협약의 영향으로 탄소배출 저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자원인 가스가 주목 받아 석유기업들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돼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최근 석유기업들이 호주 자산에 대한 매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류 부문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메이저사들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그것이다. 저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메이저사들이 미래의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핵심지역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기 시작한 것.

이에 따라 고수익 자산 및 단기 현금흐름 확보가 가능한 새로운 투자처의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성숭 및 비핵심 자산의 매각을 대규모로 추진하고 있다. 우드맥킨지 역시 향후 호주 상류 부문에서 320억달러 규모의 자산 M&A가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등 호주 상류부문의 대거 변화를 예고했다.

실제로 미국 석유사 코노코필립스는 호주 북서부 자산을 매각했으며 엑슨모빌, 미쓰이도 자산매각을 발표했다. 이외에 자산매각 유력후보로는 토탈, 에니 등이 거론된다.

또 다른 시장 환경 변화는 환경문제 대두이다. 최근 호주의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는 주요인으로 LNG 프로젝트가 지목되면서 LNG 프로젝트가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1989년부터 생산해 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LNG 프로젝트인 NWS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BP, 쉘 등이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BP와 쉘은 탄소배출 문제가 큰 이슈인 유럽지역 메이저로 저탄소 시대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시장의 강한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호주 동부지역의 높은 가스 가격도 자산매각 추진에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적인 가스 공급 증가 및 경쟁심화, 예상보다 둔화된 중국 수요증가로 인해 가스 및 LNG 가격이 하락하는 와중에 호주 동부지역의 가스 생산량은 점차 감소하면서 동부지역의 가스가격은 5년 동안 약 3배 상승했다.

박 연구원은 프렐류드 프로젝트를 끝으로 호주의 신규 LNG 프로젝트 건설붐이 마무리 되면서 호주 독립계 기업을 중심으로 신규 개발보다는 기존사업과의 연계 개발을 추진하는 새로운 형태의 개발 트렌드가 전망된다고 소개했다.

저유가로 투자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 석유기업들이 대규모 장기프로젝트 추진보다는 효율성 증대 및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춰 사업 추진에 나선 것이다.

이들 기업은 기존사업에 대한 수명연장 및 연계개발과 이를 통한 인프라 공유, 기존 시설에 대한 가스주입 및 표준화를 통해 투자비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산토스, 우드사이드 등 호주 독립계 기업들은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추진 중인 연계 개발 프로젝트 대부분이 호주 서부 육상지역에 집중돼 향후 서부가 대표적인 연계개발 허브로 거듭날 것으로 예측된다.

◇ 2030년까지 LNG 수요 증가량 86% 아시아가 견인

박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호주 상류부문이 환경문제 대두, 동부지역 가스가격 상승, 메이저사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시장 참여 주체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형태 또한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한 개발이 활발해져 아시아 지역 E&P 기업들은 지리적 근접성의 이점을 활용해 자국으로의 호주 LNG 공급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글로벌 LNG 수요가 2018년 3억1000톤에서 2030년 4억5000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증가량의 86%를 아시아가 차지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특히 중국은 난방연료를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하는 'Coal to Gas' 정책이 가스 수요 성장을 견인하고 있어 지난해 LNG 수입이 전년대비 40% 증가했다.

박 연구원은 “호주 독립계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확장 및 연계개발이 활성화된다는 전망에 따라 이를 활용한 비용 절감, 개발기간 단축으로 효율성 및 수익성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모잠비크, 러시아, 미국 등이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경쟁력 검토와 호주 내에서 대두되는 환경 정책 가능성 등에 대한 리스크를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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