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자동차 소유 열망 줄여…고객 중심 모델로 전환 필요
부동산 활용으로 택배창고, 주차장, 사무실 대여 등 서비스

[이투뉴스] 우리나라에는 현재 1만2000여개의 주유소가 운영되고 있다. 주유소 사업자들은 지난 수년간 불경기에 시달려 왔고 일각에서는 주유소가 8000개까지 줄어야 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는 최근 ‘주유소에 미래가 있습니까?(Is There a Future for Service Station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를 통해 현재 주유소 시장이 부딪친 한계의 실체를 짚어보고 미래형 주유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보스팅 컨설팅 그룹은 '연료소매시대의 끝'이라는 표현으로 주유소의 변화를 촉구했다.
▲보스팅 컨설팅 그룹은 '연료소매시대의 끝'이라는 표현으로 주유소의 변화를 촉구했다.

◇ 대체연료 증가, 새로운 이동모델 출현으로 근본적인 변화 요구돼

보고서는 ‘연료소매시대의 끝’이라는 도발적인 표현으로 시작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연료소매업계는 대체연료의 증가, 새로운 이동모델의 출현, 편의성 및 개인화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 상승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혼란이 인공지능부터 로봇공학, 사물인터넷에 이르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지속적인 변화는 업계의 윤곽을 바꿀 것이며, 표준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보고서는 주유소와 같은 연료소매업체가 판매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조정하고 네트워크 및 비즈니스 모델을 조정, 레이아웃을 변경하고 새로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포괄적인 대응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2035년까지 주유소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과 함께 이러한 수익성 감소를 막기 위해 ▶차량 중심 비즈니스 모델에서 고객 중심 모델로 전환 ▶고객 요구 충족을 위한 형식 변경과 자산투자 혁신 ▶새로운 디지털 전문지식 기능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유소가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비즈니스를 적절하게 변경하거나 조정하는 일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혁신과 신기술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시장은 온실가스 배출제한 규정과 기술력 발전으로 전기 및 다른 대체연료 점유율의 상승을 낳고 있다. 시장은 2030년까지 판매된 신규차량의 1/3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는 주유소에 커다란 위협이다. 수소, LPG, CNG 등 다른 대체연료에 의한 위협 역시 상존한다.
보고서는 우버와 리프트 같은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가 젊은 세대의 자동차 소유열망을 줄였다며, 고급 모빌리티 모델의 출현도 경계했다.

2030년까지 공유 모빌리티 시장은 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35년까지 전체 도로이용자의 20%가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할 전망이다.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가 지속발전하면서 자율주행차도 진보해 2035년 판매 신차의 25%는 인간의 개입없이 스스로 운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율주행차는 전기차일 가능성이 높다.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자율주행차의 급유·재충전은 일반적으로 승객이 없는 도시외곽의 전용 주차구역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주유소를 위시한 연료소매 업체의 의미는 퇴락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의 기대도 진화하고 있다. 연료 소매 고객은 전반적으로 더 까다로워져 보다 개인화 된 제품과 서비스, 원활하고 편리한 경험을 원한다. 보고서는 소매환경의 이런 변화로 IoT와 AI를 통한 음성인식 쇼핑처럼 속도와 편의성에 맞는 옵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GS칼텍스는 SK에너지와 주유소 공유인프라 택배서비스 홈픽을 운영하고 있다. 홈픽은 9월 개시 1주년 일 평균 주문량 3만건을 돌파했다.
▲GS칼텍스는 SK에너지와 주유소 공유인프라 택배서비스 홈픽을 운영하고 있다. 홈픽은 9월 개시 1주년 일 평균 주문량 3만건을 돌파했다.

◇ 자동차 튜닝부터 금융상품까지 다양한 서비스 모색해야

보고서는 화석연료가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미래부터 전기차가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미래까지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해 모든 예상 시장환경이 가혹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연료 소매점은 운영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런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기존 오퍼링 강화 및 새로운 가치풀 창조 ▶네트워크와 자산 포트폴리오 변형 ▶새로운 기능과 전문지식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오퍼링 향상을 위해 기존 비즈니스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확장하는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가진 핵심 비즈니스와 관련된 가치풀을 도입해야 한다.

주유소는 휘발유 및 디젤, 자동차 액세서리, 정비 및 세차 서비스로 구성되는 주요 사업과 동시에 편의점을 통한 커피, 스낵 및 기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비 연료 제품 사업은 상당한 이익을 차지하지만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업체는 차량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서비스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더해 고객의 연료 공급 경험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고객에 주유소로 이동하는 동안 거래정보를 제공하는 것부터 모바일결제를 지원하는 것까지 전체여정을 디지털화함으로써 매끄럽고 매력적인 고객경험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 또한 소비자 수요에 따라 CNG 및 수소와 같은 대체연료 제품 확대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전기차 인프라와 모빌리티 서비스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전기차 충전시장에서 어떻게 경쟁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주유소로 고객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사용률 ▶고객이 수용할 수 있는 요금체계 ▶전기 충전소 인프라라는 잠재적인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핵심인 연료사업 이외에도 고객에 대한 인맥을 활용해 디지털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할 수도 있다. 자동차 튜닝, 수리 또는 청소가 필요한 시기를 모니터링하고 자동차 소유자와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 및 금융상품, 모빌리티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및 전자상거래 플랫품을 연결하는 예측 유지보수 솔루션이 그것이다. 이에 더해 자율주행차 지원 서비스 제공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고객의 활동에서 수집된 정보를 활용해 권장 사항 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유소의 부동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해 택배 배송의 창고로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도심지와 근접한 주유소를 마이크로 허브 창고 네트워크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한국의 GS칼텍스와 SK에너지는 최근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홈픽 택배'를 선보인 바 있다. 홈픽은 '언제 어디서든 1시간 이내 방문 픽업'을 슬로건으로 주유소를 물류 거점으로 C2C 택배 서비스를 운영한다.

▲보고서는 미래 주유소가 전기충전 허브부터 피트니스 서비스까지 고객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변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미래 주유소가 전기충전 허브부터 피트니스 서비스까지 고객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변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오늘날과 다른 미래 주유소, 행동 위한 기회 포착 필요

보고서는 미래의 주유소는 오늘날과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충전 허브부터 택배 서비스 거점, 야간 주차 및 정비소, 사무실 공간 대여, 건강 및 피트니스 서비스 등 고객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맞춤형 주유소로 변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주유소는 기존 자산에서 최대의 가치를 추출하기 위한 네트워크 통합과 최적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미래가 명확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함에 따라 주유소에 대한 시사점은 분명해지고 있다. 주유소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알 수 없다.

보고서는 변화가 급격한 시장에서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유소를 완전히 재구성해 다음 행동을 위한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며, 이 기회를 포착한 주유소가 소비자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생존하고 번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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