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로사톰, 중국 CNNC 등과 쇼트리스트 포함
불가리아 정부는 보증 및 PPA 계약 않겠다는 입장

[이투뉴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이 착공 이후 경제성 등을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불가리아 벨레네원전 건설재개 사업 참여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불가리아 정부가 19일 한수원과 러시아 로사톰(Rosatom), 중국 CNNC 등 3사를 건설재개 전략적투자자 우선협상자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20일 한수원에 따르면, 불가리아 벨레네원전은 러시아 원자로 노형(VVER) 1000MW급 2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1987년 러시아 AEP사가 최초로 착공했으나 경제 문제로 1991년 건설이 중단됐다.

하지만 2002년부터 2006년 사이 코즐루두이 원전 1~4호기를 모두 폐로하면서 그 보완책으로 다시 건설재개 논의가 시작됐다. 이에 2006년 러시아 ASE는 프랑스 아레바, 독일 지멘스와 40억 유로 규모 컨시시엄을 꾸려 15년만에 공사를 재개했다. 그러나 불가리아의 긴축재정과 전략적 투자자인 독일 RWE의 프로젝트 탈퇴로 공사가 미뤄졌다.

급기야 2012년 불가리아는 외국 투자자 유치 실패와 대러시아 의존도를 낮추라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압박으로 프로젝트를 포기한다. 당시 불가리아는 이 문제를 놓고 국민투표까지 벌였다. 원전 전체 공정률은 40%, 설비공급률은 80% 상황이었다. 이에 ASE는 제네바 국제중재소에 제소했고, 2016년 6억 유로를 지급하라는 승소판결을 받았다.

이후 불가리아는 올해 5월 재차 원전건설 재개를 위한 전략적투자자를 모집, IPK&UP EOOD 등 현지 3개 기업을 포함해 독일 벡트론리아즈, 로사톰, CNNC, 한수원 등 7개사의 사업 참여 의향서를 받았다. 이중 한수원 등 3개사를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기기공급사로만 참여를 원한 프랑스 프라마톰과 미국 GE를 모두 후보로 포함시켰다.

불가리아 정부는 내년 1월까지 우선협상자 후보기업들에게 초청장을 보내 '구속력 있는 제안서(Binding Offer)' 제출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을 포함한 후보기업들은 이후 6개월 안에 불가리아 에너지부 및 발주사(National Electricity Company, NEK)와 함께 벨레네 원전 건설재개 전략적투자자 최종선정을 위한 협의를 벌이게 된다.

최종 선정되는 전략적투자자는 향후 벨레네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할 합작사에 일정 지분을 투자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는데, 참여 비율은 향후 불가리아 정부와의 협상 단계에서 결정된다. 지분을 투자하려면 불가리아 정부의 보증 및 장기 전략구매계약(PPA)이 필수지만, 불가리아 정부는 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리스크를 면밀하게 검토해 향후 불가리아 정부와 협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략적투자자 참여를 위한 선결조건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기기공급사로서 참여를 추진하는 등 다각적 참여방안을 수립키로 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 사업이 여러차례 중단 및 연기된 사업인 만큼 다양한 리스크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내실있는 참여전략을 수립한 후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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