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차 보급 빠르게 늘어나…수송분야 다양화 진행
강릉 수소탱크 사고 수소에너지 안전문제 경각심 강화
주민수용성, 수소산업도 피할 수 없는 숙제로 남아

▲지난해 9월 준공한 국회수소충전소. 충전소 앞에 수소택시가 충전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준공한 국회 수소충전소. 충전소 앞에 수소택시가 충전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투뉴스] 환경오염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깨끗한 에너지에 대한 주목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수소 역시 석탄, 석유를 대체해 깨끗한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17일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수소사회를 선도하겠다고 선포했다.

이후 정부는 수소경제를 이끌기 위해 규제완화, 수소기술 개발 로드맵, 안전관리대책 등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한 잇따른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반면 지난해 5월 강릉수소탱크 폭발 이후 수소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으며 수소산업을 이끌어야 할 수소경제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1주년을 앞두고 2019년 수소산업 1년을 되돌아봤다.

◆수소전기차, 1년 새 판매량 크게 늘어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가 양산에 성공한 수소전기차는 핵심부품 99%의 국산화를 이루고 있으며 2018년 기준 1824대를 생산해 935대를 수출했다.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 당시 2019년까지 신규 수소차를 4000대 이상 판매할 것이라 밝혔다. 정부는 로드맵을 통해 2025년까지 연간 10만대 정도 생산할 수 있는 양산체계를 구축하고 수소차 가격을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내릴 계획이다. 또 2025년까지 6만7000대, 2040년까지 290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0월 수소차 판매량이 608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8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까지 판매된 수소차는 3207대로 2018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622% 증가해 시간이 지나면서 수소차 보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7년까지 누적 177대, 2018년까지 누적 889대가 판매된 수소차는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 4000대를 돌파하며 순조로운 상황을 보이고 있다.

수소전기버스 역시 울산, 창원 등에서 운행을 시작한데 이어 경찰버스에도 수소버스가 다니기 시작했다. 수소택시도 국회 수소충전소 준공과 함께 10대가 서울에서 운행을 시작하면서 수송분야에서 수소에너지는 활용범위를 점차 넓히기 시작했다.

◆수소충전소, 보급 목표보다 아직 더디다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권역별 충전망 및 교통망을 거점으로 86개소의 수소충전소를 보급하고 2022년까지 누적 310개소를 구축해 권역망 확대 및 연결로 전국적으로 수소충전소를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 수소충전소는 3월 가스공사, 현대자동차 등이 참여한 민간 SPC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HyNet) 출범 이후 다수의 충전소 계약을 허용하고 SPC 금융을 지원해 수소충전소에서 가능한 수소차 리스 등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며 민간 수소충전소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 역시 수소충전소 입지제한 및 이격거리 완화와 운전자 셀프충전 규제 완화 등 방안을 마련했으며 2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도심지, 공공청사 등에도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지난해 9월에는 국회 내 수소충전소를 준공하며 일본, 프랑스처럼 수소충전소를 도심 내에서 바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발맞춰 지자체에서도 수소충전소 보급 계획을 발표하고 있으며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은 수소충전소가 현재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도와 함께 제작해 하이케어(H2Care)를 출시했다.

수소충전소 설치를 위해 들어가는 구축비용과 운영비는 민간이 부담하기엔 아직은 높은 상황이라 정부와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있지만 수익이 아직 낮고 정부의 계획보다 느린 보급 상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전국에서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지난해 12월 기준 25곳이다.

▲지난해 5월 일어난 강릉 수소저장탱크 폭발 사고는 정부 뿐만 아니라 수소산업계 전반에 안전에 대한 경각심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지난해 5월 일어난 강릉 수소저장탱크 폭발 사고는 정부 뿐만 아니라 수소산업계 전반에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안전이 최우선…강릉 폭발사고 경각심 일깨워
지난 5월 23일 강릉 수소저장탱크 폭발사고는 수소경제 활성화에 한층 고무된 수소산업계에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를 통해 얻은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실증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는 탱크 내부로 산소가 들어가면서 정전기 불꽃이 발생해 폭발사고로 산소를 걸러내는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일어난 ‘인재’라는 수사 결과가 나왔다. 또 관리 측면에서도 시험가동 시 규정상 지켜야 할 점검 사항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아 시험가동 400여시간 만에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정부는 사고 이후 수소충전소, 수소탱크등 수소시설 점검을 7월까지 했으며 재발방지를 위해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수소 안전관리 제도 현황을 분석해 글로벌 기준에 적합하도록 안전기준을 강화한 ‘수소 밸류체인 전반의 안전관리 강화방안’을 지난해 말 수립했다. 또 고압가스법에 적용되지 않는 저압수소 설비의 안전기준, 검사제도 등 근거 마련을 위한 수소안전법 제정을 추진하고 수소 안전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 수소경제 이행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민간협의를 이뤄낸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주민수용성 문제를 남기고 있는 다른 시설에게도 숙제를 남겨줬다.
▲지난해 11월 민간협의를 이뤄낸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주민수용성 문제를 남기고 있는 다른 시설에게도 숙제를 남겨줬다.

◆주민수용성, 수소경제도 함께 해결할 숙제로 남아
지난해 1월 18일 공사 중단 후 10개월 만인 11월 인천시의 중재로 갈등이 해결된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주민수용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인천연료전지발전소는 2017년 인천 동구 송림동에 40MW급 발전소를 짓기로 한 후 한수원과 두산건설, 삼천리가 출자해 설립한 인천연료전지가 2018년 12월 건축허가를 얻고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수소연료발전소의 안전성과 환경성을 우려한 인근 주민들의 단식투쟁과 공사장 앞 점거농성으로 반대에 부딪혀 공사가 장기간 중단됐다.

우여곡절 끝에 공사를 재개한 인천연료전지는 발전소 사업부지내 발전용량 증설과 수소충전설비 설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또 발전소 안전·환경과 관련해서 발전시설 친환경적 설계·설치와 주민이 과반수 이상 참여하는 '민관 안전·환경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인천 동구 녹지공간 부족문제와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계획 마련을 명시하며 민관 합의로 일단락됐다. 이번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사태는 재공고에 들어간 서울 강서수소생산기지와 갈등이 진행 중인 옥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등 수소 관련 시설물들이 앞으로 어떻게 주민들과 마찰을 해결해야 할 것인지 길을 알려줌과 동시에 숙제도 남겨줬다.

◆수소경제법, 본회의 제정 앞두고 오리무중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후 국회 역시 수소경제법을 발의하며 힘을 보탰다. 2018년 4월 이원욱 의원이 대표발의한 수소경제법은 이후 7명의 여야 의원들이 대표발의를 이어가며 수소경제 활성화에 지원사격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11월 28일에는 의원들이 발의한 법을 한 데 묶어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으로 상정해 상임위 통과 후 본회의 심의만 남겨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본회의 심의에 앞서 여야 극한대립 속에 수소경제법 본회의 제정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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