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태양광·무효전력보상장치·그린수소 두각

[이투뉴스] 올해 청정에너지 산업은 획기적인 기술 혁신보다 기술력 강화의 한 해를 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상풍력과 리튬이온배터리저장 등의 산업들이 승승장구하며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반면, 에너지 블록체인이나 플로우배터리 등의 신기술들은 비교적 조용한 한 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화석에너지 발전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저탄소 전력망 기술들이 규모를 키우면서 발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에너지저장기업 코어파워(Kore Power)사의 린지 고릴 CEO는 ”배터리 시장에서 광물공급이 여러번 중단돼 경영의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2020년에는 주거형과 산업, 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폭발적인 시장수요를 맞추기 위해 배터리 개발과 제조 공급망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인 전력망 탈탄소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급진적인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확장되는 지역에서는 발전량 간헐성과 계절적 날씨 변화로 인한 전력망 연계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단점들을 보완하는데 도움이 될 새 기술들을 알아봤다. 

◆ 부유식 해상 태양광이 뜬다
민물에서의 부유식 태양광발전소가 인기를 얻은 이후 지난해 해상용 태양광 사업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세계적으로 부유식 태양광 수요는 2024년까지 평균 연간 2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재생에너지 목표를 갖고 있거나 대규모 태양광 을 설치하기에 토지 면적이 부족한 경우, 또는 토지가격이 높은 경우 부유식 태양광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유식 태양광을 수력발전소에 설치해 수력 발전량이 적은 경우 이를 보완하는 방안으로도 고려되고 있다. 

올해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설치된 부유식 태양광은 최소 2.4GW 정도로 추산된다. 부유식 태양광은 지난해까지 연간 전 세계 태양광 설치량 중 1% 이하만을 차지했으나 오는 2022년 2%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에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소보다 가격이 더 높지만, 사업 규모가 증가하면서 가격도 내려가 확대 추세다. 

이달 말까지 35개국에서 338개 이상의 부유식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될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지역이 부유식 태양광 시장의 87%를 차지했으며, 한국과 대만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했다. 그러나 아직 높은 설치비용과 전력망 연계 문제가 주류로 진입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몰리 콕스 우드 맥킨지 파워&리뉴어블스 연구원은 “해상 부유식 태양광은 차기 산업으로서 잠재성을 갖고 있으나, 내륙 부유식 태양광 분야에서도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시장이 해상으로 진출하기 전에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효전력 보상장치(SVC) 
무효 전력 보상장치(SVC)는 아직까지 주류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 주목할만한 기술로 꼽히고 있다. 전력망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통합할 때 필요한 주요 기술이기 때문이다.

영국 에너지 분석회사 ‘콘월 인사이트’에 따르면, SVC는 전력 네트워크에 걸쳐 지속적인 전기 흐름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높은 전력망은 이러한 자연적인 전력 흐름의 응답 메커니즘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어 SVC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비 제조사들은 이 시장의 잠재성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으며, 대표적으로 GE가 2019년 초부터  여러 건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선두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GE의 자회사 ‘그리드 인테그레이션 솔루션스’는 작년 상반기 SVC와 관련된 송전시스템 설치를 위한 5개 주요 사업에 대한 계약을 성사시켰다. 

GE 측은 “SVC 솔루션은 비용 효율적이며, 다양한 전압을 지원하고, 전력 공급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이 시스템은 현존하는 또는 새로운 발전소와 연계하는게 쉽고 안정적이다. 새로운 네트워크 연결을 하는데 비용을 저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레이 아닌 그린수소(Green hydrogen)
재생가능 수소가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소 10개 국가들이 차세대 에너지로 그린수소를 꼽으며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신에너지 네트워크 회사 월리(Worley)의 폴 에버트 부회장은 “이론상 그린수소 산업은 석유와 가스 산업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며 “배출량이 매우 낮고 변동성 있는 재생에너지와 통합하는 전력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 기업 에어 리퀴드(Air Liquide)는 최근 미국 라스 베가스 근방에서 재생가능하게 생산된 액화 수소를 만들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는 하루 30톤의 액화 수소 생산 용량을 갖출 제조 시설을 짓는다고 설명했다. 이 곳의 대부분의 제품은 2025년까지 200여개의 수소 충전소를 갖출 캘리포니아 주에 판매될 예정이다.

그린 수소는 여전히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미래 에너지원으로써 충분한 가치를 인정 받아 세계 10여개국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교통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한 방법에 그린 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 자동차에 대한 세금 공제를 제공하며, 2020년까지 연료 전지 자동차 5000대, 2030년까지 100만대 목표를 세웠다.

허베이 성의 수도 위한은 2025년까지 5000곳의 연료전지 자동차를 위한 100곳의 수소 충전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도 그린 수소 개발을 위한 1억 유로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프랑스는 첫번째 수소 발전 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으며, 이달 1000대 수소 자동차를 위한 2억 유로 투자가 진행됐다. 

이 밖에 캐나다와 호주, 독일, 일본, 노르웨이, 한국, 영국, 미국에서 활발하게 그린 수소에 대한 개발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여전히 LNG기반의 '그레이 수소' 계획으로 미래를 구상 중이다.

◆용융염 원자로 (Molten salt reactors) 
원자력이 청정에너지원으로써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활발한 가운데 소형 모듈 원자로까지 상업화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이 가운데 원자력 옹호론자들은 용융염 원자로가 기존 원자력 발전소 보다 방사능 위험이 낮으면서 무탄소 전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의 용융염 원자로 개발사인 몰텍스 에너지(Moltex Energy)는 지난해 9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600만 파운드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다이내믹 익스포트 케이블(Dynamic export cable)
이퀴노르는 88MW급 부유식 해상용 풍력 사업을 발표하며 업계의 이목을 휩쓸었다. 부유식 방식을 채택해 성공적으로 발전을 진행 할 경우 기존의 해저 바닥에 고정하는 방식이 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부유식 풍력 발전소는 해저 케이블에 연결하기 위해 고전압 송전이 가능한 ‘다이내믹 익스포트 케이블(Dynamic Export Cables)’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다이내믹 익스포트 케이블 개발을 진행 중인 JDR의 제임스 영 최고 기술자는 “66kV 이상의 고전압 케이블은 해상용 원유와 가스 사업에서 이용되어 왔다”며 “하지만 220~275kV 범위의 다이내믹 익스포트 케이블은 아직 시장에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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