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년사 통해 미래가치 보호하는 적극적 환경정책 주문
소득 1만불 시대에 짠 폐기물정책…전면적 개편의지도 표명

▲조명래 장관
▲조명래 장관

[이투뉴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현재의 소극적인 기후정책에서 벗어나 범부처가 총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국민소득 1만불 시대에 도입한 폐기물정책을 4만불 시대에 맞게 전면적으로 개편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조명래 장관은 2일 시무식에서 공개한 신년사를 통해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경정책 성과가 아직 국민 눈높이에 부족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국민의 체감할 수 있는 성과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정부 출범 직후부터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미세먼지 대책과 수량과 수질관리 일원화, 노후 생활 SOC에 대한 투자를 확대 등을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년 OECD에서 발표한 삶의 질 지표(Better Life Index)를 보면 우리나라의 환경지표는 건강, 안전, 주거 등 다른 삶의 지표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그동안 경제 성장의 부산물로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환경을 기본에 두고 성장을 도모하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까지 만들어진 법과 제도를 토대로 이제부터는 국민이 환경정책의 효과를 제대로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해 환경정책에 대해선 가장 먼저 미세먼지 해결에 부 전체의 역량을 집중하는 등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권역관리제 등 신규제도를 안정적으로 시행하는 한편 계절관리제, 국외발 미세먼지 해결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포 거물대리, 익산 장점마을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 밀집 지역에서 주민이 건강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리하는 노력도 강조했다. 과거에는 건강피해를 입은 주민이 요청하면 사후조치에 치중했지만, 앞으로는 취약한 지역을 미리 찾아 건강피해를 입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폐기물정책을 중심으로 변화된 사회와 기술에 맞춰 환경정책을 혁신해가야 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지금의 폐기물 정책(종량제)은 과거 국민소득이 1만불이던 시대에 설계된 제도”라며 “국민소득이 3만불을 넘어 4만불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만큼 현재의 수준에 걸맞게 폐기물 정책을 전면 개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민간부문에 의존하던 폐기물 처리체계를 책임 있는 공공관리로 대폭 전환하고, 분리배출 개선 등 재활용 시장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국민이 선호하는 새로운 폐기물 처리모델을 만들어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에 대한 수용성도 높여나갈 방침이다.

물·대기·폐기물 산업과 친환경에너지 등 녹색산업이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재정적·기술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곁들였다. 세부적으로 녹색 금융을 활성화하고, 물산업 및 폐자원 클러스터를 통해 녹색 신기술의 실증화·산업화를 지원하는 등 혁신적 성장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후변화 등 미래 가치를 보호하는 환경정책 추진도 약속했다. 세계 많은 국가들이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우리나라 기후정책은 아직 소극적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그는 “늦은 감이 있지만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총체적인 대응에 나서 범부처 노력을 결집하고, 배출권거래제의 실효성을 높여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세먼지 감축 정책, 폐자원 에너지화 정책 등이 기후변화 대응에도 도움이 되도록 정책을 연계하고 통합하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강과 자연을 아름답게 가꾸고 보전해 후세대에 물려주기 위한 노력도 중점 추진정책에 포함시켰다. 강의 연결성과 역동성을 강화하고 강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한편 훼손되고 단절된 생태축을 복원하는 등 국토의 생태 용량을 늘려 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환경문제 해결은 정부 노력만으로는 이뤄내기 어려운 만큼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필요하다며 녹색리더십을 발휘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조명래 장관은 아마존닷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의 ‘현재는 과거 우리가 한 선택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선택의 결과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현재가 과거 우리 선택의 결과물이듯 미래는 현재 우리 선택의 산물이며, 우리의 결단과 실천에 미래가 달려있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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