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2만 시간 무사고 운전 기록 달성…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시설도 구축

▲국내 유일 경주 양성자가속기가 누적가동 2만 시간 무사고 운전기록을 달성하고 올해 에너지 확장과 의료용 동위원소 시설구축에 나선다. ⓒ원자력연구원
▲국내 유일 경주 양성자가속기가 누적가동 2만 시간 무사고 운전기록을 달성하고 올해 에너지 확장과 의료용 동위원소 시설구축에 나선다. ⓒ원자력연구원

[이투뉴스] 국내 유일 경주 대용량 양성자가속기(100MeV, 20mA)가 2013년 첫 가동을 시작한 이래 7년 누적가동 2만 시간 무사고 운전 기록을 세우고 올해 가속에너지 확장과 의료동 동위원소 시설구축에 나선다.

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단장 이준식)에 따르면, 양성자가속기는 미래원천기술 개발과 첨단 산업기술 분야 활용을 위해 2002년 정부 주도로 사업을 시작해 2012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대용량 설비를 완성했다.

양성자가속기는 수소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를 빠르게 가속시키고, 이렇게 가속된 양성자를 다른 물질에 충돌시켜 성질을 바꾸는 장치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를 가속시키는 에너지가 1.5볼트 건전지 6700만개 에너지에 달하는 100MeV(1억 전자볼트)에 달해 양성자가 1초당 13만㎞의 속도로 다른 물질 원자와 부딪히게 할 수 있다.

다른 물질의 원자핵과 반응하거나 원자핵을 쪼개 다른원소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플라스틱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들거나 암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고, 물질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어 ‘현대 과학의 연금술사’, ‘미다스의 손’으로도 불린다.

국내 유일 경주 양성자가속기의 경우 최대 빔 전류가 20mA인 대용량 가속기로, 연구자들에게 1초당 1.2경이라는 엄청난 수의 양성자를 제공할 수 있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가속기 가동 첫 해인 2013년 39개 연구과제에 양성자 빔을 지원한 이래 작년까지 모두 700여개 연구과제와 2000명의 연구자를 안정적으로 지원했다.

성과도 적지 않다. 김종기 대구카톨릭대 교수팀은 투과성 양성자로 알츠하이머 뇌의 신경독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조지영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은 양성자 조사를 통한 열전소재 성질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이탁희 서울대 교수는 양성자 빔을 이용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 전도특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생명공학, 신소재, 반도체 등의 기초연구와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연구, 반도체 우주·대기 방사선 효과 연구과제 등에 중점을 두고 올해 연간 2000시간 이상의 실험시간을 배정했다.

올해는 양성자가속기 에너지를 1GeV로 확장하고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시설 구축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해 반도체 소자 오류 및 손상방지 영향을 분석하려면, 현재 가속기(100MeV) 에너지로는 부족해 국내 유수기업도 경주에서 베타테스를 거친 후 해외 선진 양성자가속기 운영기관에서 재인증을 받고 있다.

연구단은 이외에도 국내외 의료용 동위원소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대응해 질환 및 치료에 활용되는 의료용 동위원소(게르마늄(Ge-68), 구리(Cu-64/67), 스트론튬/루비듐(Sr-82/Rb-82)) 생산시설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유일 양성자가속기가 국내 소재부품 및 장비산업 고도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파급력 높은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장비를 확장해 세계 최고 입자빔 이용 연구개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