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말부터 시험가동(2개월)+본조사(1개월)로 환경영향조사
6월초 최종보고서 발간 목표, 손실보전방안 마련도 곧 착수

[이투뉴스] 2000억원이 넘게 투입된 나주 SRF(폐기물 고형연료) 열병합발전소의 운명을 건 3개월 여정이 시작된다. ‘2+1’개월 형태로 진행되는 환경영향조사가 이달 말부터 이뤄지기 때문이다. 환경영향조사와는 별개로 주민반대가 지속될 경우를 감안, 손실보전방안에 대한 논의도 투트랙 형태로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황창화)와 민관협력거버넌스는 지난해 합의한 데로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환경영향조사를 이달 30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미 다 지어놓은 열병합발전소를 정상가동할 것인지, 아니면 LNG로 연료변경을 할 것인지를 가르는 중대한 갈림길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나주혁신도시 집단에너지설비는 2700억원 가량을 들여 지난 2017년 완공해 시험운전까지 마쳤으나, 대기오염물질 배출 및 악취 등 건강권을 침해한다는 지역주민 반대로 지금까지 가동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나주 SRF 문제해결을 위한 민관협력 거버넌스가 구성돼 환경영향조사와 주민수용성조사에 합의한 바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나주 집단에너지시설 전경.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나주 집단에너지시설 전경.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에 대한 환경영향조사는 2개월의 시험가동 및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1개월의 본가동으로 나눠서 진행된다. 2년 넘게 가동을 못 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해 정상적인 작동여부를 사전에 확인한 후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발전설비 가동에 착수하는 방식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시험가동기간 투입 연료량을 단계적으로 늘려 본가동 때에는 본래 설비용량인 하루 440톤의 SRF를 투여할 계획이다.

오염물질 측정은 준비가동 전에 한 차례, 본가동 중에 두 차례 진행한다. 측정 분야는 일반대기오염물질 7개, 유해대기오염물질 10개, 악취 10개, 고형연료 성분 7개, 소음 3개, 굴뚝 오염물질 19개 등 모두 56개 항목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일반대기오염물질은 미세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이 들어갔고, 유해대기오염물질에는 다이옥신, 카드뮴, 염화수소가 포함했다. 악취분야에선 복합악취와 지정악취(암모니아, 메틸메르캅탄 등)를 따로 조사한다.

소음은 주야간 평균 소음정도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높이 82m의 굴뚝에서도 다이옥신, 황산화물, 복합악취 등을 따로 측정한다. 측정 지점은 굴뚝 1곳, 대기 9곳, 악취 4곳, 소음 3곳, 폐수 1곳, 고형연료 저장조 1곳 등이다. 지역난방공사가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각종 비용 8억여원을 대고, 도화엔지니어링에 용역을 맡기기로 했다.

최종 환경영향조사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공개한 후 6월께 주민수용성조사가 뒤따를 전망이다. 주민수용성조사는 주민직접투표 70%, 공론화방식 30%를 반영해 결론을 내린다. 주민투표는 발전소에서 5㎞ 이내에 있는 법정동 7곳에 사는 주민 3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한다. 주민들은 이 투표를 통해 열병합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연료를 고형폐기물로 할 지 액화천연가스(LNG)로 할 지 선택하게 된다.

물론 민관거버넌스 합의에 따라 주민수용성조사에 앞서 LNG 연료전환에 따른 손실보전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이는 대다수 주민이 SRF발전소 가동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영향조사 결과와 별개로 주민투표가 이뤄질 경우 사업 정상화 및 처리 방향이 어긋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다음 달부터 환경영향조사전문위원회 형태의 주민수용성조사 및 손실보전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위원회 구성과 함께 세부적인 손실보전방안 마련 논의가 이뤄지는 등 투트랙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손실보전방안이 나와야만 주민들이 추가 부담해야 할 규모가 정해지고, 연료전환 여부를 결정할 때 이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일단은 환경영향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중요하겠지만, 주민수용성조사에 앞서 손실보전방안을 먼저 마련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설비를 뜯어내고 연료를 변경할 경우 주민 부담이 얼마만큼 늘어나는지를 인지한 후 주민투표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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