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교체 발전사업자 계량데이터 손실 우려
전력거래소 "7월부터 사전공지, 대책마련 만전"

▲누리텔레콤이 발전사업자들에게 발송한 2G모뎀 교체 안내 문서
▲누리텔레콤이 발전사업자들에게 발송한 2G모뎀 교체 안내 문서

[이투뉴스] 전력거래용 노후 2G 무선모뎀을 LTE 모뎀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놓고 일부 발전사업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교체 대상 모뎀은 전국적으로 수천 곳에 달하는데 설치업체 인력은 부족해 작업이 기약 없이 지체되고 있고, 일부 계량기는 데이터 포화 시 발전량 기록을 더 이상 저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용 무선모뎀은 태양광발전소 등의 발전량 데이터를 정산 담당기관인 전력거래소 시스템으로 송신해주는 단말기다. 교체 시 이동전화처럼 계약해지와 신규가입 절차가 필요하며, 설치기사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모뎀을 교체해야 한다. 앞서 당국은 통신사들의 2G 서비스 종료방침에 따라 이달말까지 교체작업을 완료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28일 발전사업자들에 따르면, 누리텔레콤 등 모뎀제조사들은 이달초 전력거래소 이파워마켓 시스템에 등록된 2G 무선모뎀 사용 발전사업자들에게 전화나 메일로 계량용 무선모뎀을 무상교체하겠다고 긴급 공지했다. 설치업체 작업자가 현장을 방문할테니 출입을 협조해주고 전력량계 위치 등을 안내해 달라고도 했다.

하지만 금세 진행될 것처럼 안내된 모뎀 교체작업은 감감무소식이 됐다. 설치를 담당한 전력계량기 납품업체들이 모두 중소기업이라 자체 인력을 총동원해도 작업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900여개 사업장을 담당하는 누리텔레콤의 경우 서창전기통신과 천일계전 등 2개사를 설치업체로 지정했으나 현재 한달 가량 작업이 밀려있는 상태다.

모뎀교체 지연사태에 발전사업자들은 속을 앓고 있다. 일부 계량기는 한달 이상 발전량 데이터를 저장하지 못해 그 이상 모뎀교체가 지체될 경우 추가 계량 데이터가 유실될 수 있어서다. 계량데이터는 전력시장에 생산전력을 내다파는 발전사업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다. 그래서 계량데이터를 별도 수집·보관하는 사업자도 많다.

누리텔레콤 관계자는 "보통 계량기는 두 달 정도 데이터를 저장하지만 어떤 계량기는 한달 밖에 못한다. 최대한 빨리 교체하는 것이 좋다"면서 "지금은 교체까지 한달 이상 걸린다고 해서 고객이 직접 철거해서 우리에게 택배로 보내주면, 당분간 사용할 수 있도록 일주일 안에 업그레이드해서 다시 보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계량 데이터 누락이 우려되는 사업자가 장치를 직접 철거해 보내주면, 임시조처를 취해주겠다는 것이다. 발전사업자들은 "모뎀 교체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기한을 추가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사 관계자는 "누군가 총괄해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거래소는 모뎀업체로, 모뎀업체는 설치업체로 일을 넘기다가 일손이 모자라니까 이제와 목마른 사람이 직접 우물을 파란 식"이라며 "통신모뎀은 정산과 관련된 중요한 장치다. 설치업체 여건이나 현장 상황도 모르고 1월내 교체를 끝내란 건 탁상행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국은 충분한 사전안내와 보강대책을 마련해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전력거래소 시장시스템 관계자는 "모뎀교체 안내는 이미 7월부터 공지가 된 사안이며, 상당수 사업자가 교체를 완료했으나 연락 불통자, 서류 미비자, 사망자 명의, 현장방문 날짜 조율 실패 등으로 일부 지체 되고 있다"면서 "기한내 정상적으로 작업이 완료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모뎀을 교체하지 않은 사업자도 정산에 문제가 없도록 펌웨어를 업그레이드 해주고, 현장관리자가 직접 모뎀을 교체할 수 있으면 기기를 택배로 보내주고 있다. 가급적 서류를 완비해 설치업체가 직접 LTE모뎀으로 교체하도록 유도하고, 자체 인력을 총동원해 연락이 안되는 사업자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전력거래소 나주 본사
▲전력거래소 나주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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