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ERI와 美 메릴랜드大 공동연구 보고서

[이투뉴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에너지연구소(ERI)와 미국 메릴랜드대학이 중국 석탄발전소 퇴출-실현 가능한 방안 탐색보고서를 통해 전통 석탄발전소를 퇴출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2050~2055년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조치의 하나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이하로 유지하고, 나아가 온도 상승폭을 1.5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국제적인 약속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 GDP 단위당 CO2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0~65% 감축하겠다는 자발적 감축목표(NDC)를 제시해놓고 있다.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보고서는 중국에서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 1000여곳과 석탄발전단지 3000곳을 대상으로 기술성, 경제성, 환경영향, 전력망안정, 공정성 등 5개 항목을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우선퇴출 설비를 명시했다.

우선퇴출설비의 총 설비용량은 112GW로 중국 석탄발전 전체 설비용량의 10%에 달한다. 그중 68GW는 상하이, 산둥, 헤이룽장, 허베이 등에 자리잡고 있다.

보고서는 또 모든 석탄발전설비의 수명을 2이하 시나리오에선 30, 1.5이하 시나리오에선 20년으로 제한한다면, 2050년에 석탄발전을 전면 퇴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석탄발전소의 통상 설계수명은 30년으로, 우선퇴출설비 112GW를 이른 시일 내에 폐쇄하고 신규 석탄발전설비 건설을 중단한다면 30년 안에 석탄발전 퇴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석탄의존도를 낮추고 환경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감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중국은 에너지발전 13.5계획(2016~2020)’을 통해 1차 에너지 소비 중 석탄의 점유율을 58% 이하로 축소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놓고 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해 5‘2019년 중점부문 과잉생산 해소 업무에 관한 통지를 통해 기존 석탄발전 설비퇴출 목표를 2년 앞당겨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에너지국(NEA)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석탄발전설비 20GW를 퇴출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보고서의 퇴출 전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발전분야 전문가들도 없지 않다. 전력시스템 불안과 좌초자산화 가능성 때문이다. 좌초자산(stranded asset)은 시장의 환경 변화로 자산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상각되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말한다.

우선 석탄발전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퇴출이 이뤄질 경우 전력시스템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중국전력연합회에서 발표한 ‘20191~11월 전력산업개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발전설비용량(1870GW)에서 석탄발전은 55.08%(1030GW)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통 석탄발전소가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가동기간마저 제한한다면 석탄발전이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석탄 공급사슬을 형성하고 있고, 1000만명이 관련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만큼 석탄설비가 퇴출될 경우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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