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8~9.6%, 영업이익 21~40%, 순이익 22~96% 감소
석유제품보다 부대사업은 선방…IMO2020 등 신수요 기대

[이투뉴스] 국내 정유4사가 지난해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유사들이 공개한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석유제품 판매에선 죽을 쑨 반면 석유화학·윤활유 등 부대사업에선 쏠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정유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매출액은 49조8765억원, 영업이익은 1조269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매출액 54조5109억원, 영업이익 2조1032억원보다 매출액은 8.5%, 영업이익이 39.7% 감소했다. 순익은 해외 석유개발사업 광구 손상에 따른 손실 등으로 인해 무려 96%가 하락, 658억원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석유사업의 정제마진 악화로 석유제품 판매 등 주력 사업이 부진했지만 화학사업에서 7000억원, 윤활유 사업에서 3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1조2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설명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매출액 33조2615억원, 영업이익 8797억원, 순익 45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매출액 36조3630억원, 영업이익 1조2342억원, 7035억원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9.6%)과 영업이익(28.8%), 순익(35.7%) 모두 감소한 값이다. GS칼텍스의 이런 영업이익 감소 역시 정제마진 악화에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S-OIL 역시 지난해 매출은 그런데로 유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익이 대폭 하락하면서 울상을 지었다. 지난해 제품 판매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으나 제품단가 하락으로 매출액이  전년도 25조4633억원보다 4.2% 떨어진 24조394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18년 6395억원에서 29.8% 떨어진 4492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순익은 865억원으로 전년 2580억원에서 무려 66.5% 줄었다. 사업부문별로 정유부문이 253억원 적자를 냈지만, 석유화학은 2550억원 흑자, 윤활기유도 2195억원의 이익을 내 부대사업이 정유부문을 지탱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오일뱅크 지난해 매출 21조1168억원, 영업이익은 5220억원, 순이익 31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 21%, 순익 22.6% 감소 등 전부문 실적이 하락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정유사들이 어려움을 겪던 정유부문에서 현대오일뱅크는 그나마 영향이 적었다”며 “작년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IMO2020에 따른 저유황 선박유 시장에 현대오일뱅크가 빠르게 대응하면서 올해는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사의 정제 및 석유판매부문 부진은 중국 신규설비 가동에 따른 석유제품 공급 증가와 국제해사기구 황산화물 규제(IMO2020)에 앞서 고유황유(HSFO) 가격이 급락하면서 정제마진이 떨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활기유의 경우 제품가격 변동은 없었지만 원료인 고유황유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유부문이 크게 부진했지만 올해 정제마진은 개선될 것”이라며 “IMO2020 시행과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힘입은 수요성장이 중국 신규 정유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분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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