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모터스에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독점공급
배터리수 줄여 안전성 개선하고 최장 643km 주행

▲LG화학이 루시드모터스 전기차에 탑재하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21700(검은색), 오른쪽은 기존 18650 전지다. ⓒLG화학
▲LG화학이 루시드모터스 전기차에 탑재하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21700(검은색), 오른쪽은 기존 18650 전지다. ⓒLG화학

[이투뉴스] LG화학이 기존 ‘18650’ 배터리(지름 18mm, 길이 65mm)대비 전기에너지 저장량을 50% 늘린 차세대 '21700' 원통형배터리(지름 21mm, 길이 70mm)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질주를 시작한다.

LG화학은 미국 루시드모터스(Lucid Motors)의 고급 전기차 모델인 ‘루시드 에어(Lucid Air)’ 표준형 모델에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나 금액은 계약조건상 공개하지 않았다. 루시드모터스는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로부터 10억달러(한화 약 1조 15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주목받은 신생 전기차 업체다.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루시드 에어’를 올 하반기 처음 선보인다. 이 전기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2.5초에 도달하며, 충전 시 주행거리는 643km에 달하는 럭셔리 세단이다.

LG화학은 우선 루시드 에어 표준형 모델에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고, 추후 스페셜 모델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양사의 이번 공급계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루시드 에어 표준형 모델에 장착되는 배터리 때문이다.

▲루시드 에어 전기차 외관
▲루시드 에어 전기차 외관

21700으로 불리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는 지름 21mm, 길이 70mm 외관을 갖춘 제품으로 기존 18650보다 용량이 50% 크고 성능을 개선했다. 보다 적은 수의 배터리를 연결해 원하는 용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구성할 수 있다.

배터리 수를 줄일수록 관리 포인트도 줄어 안전성도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 양산업체들은 꾸준히 원통형 ‘21700’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1998년 국내 최초로 원통형 배터리 상업화 및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했고, 2001년 세계 최초로 노트북용 대용량 2200mAh 배터리를 출시했다.

이와 같은 장기간 노하우와 양산경험을 통해 최고 사양의 원통형 ‘21700’ 배터리 개발 및 대량생산체제 구축에 성공하며 루시드 모터스의 선택을 받았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루시드 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서 기존 파우치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되었다”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시장도 적극 공략해 향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확실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피터 로린슨 루시드 모터스 CEO는 “LG화학과의 협업은 루시드 모터스가 전기차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최고의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리 고객들에게 최고의 전기차 성능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전기차용으로 기존 파우치 뿐만 아니라 원통형 배터리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 탑재 전기차 잠재력에도 주목해 2018년 ‘NCM811’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버스에 공급하고, 루시드 모터스에도 ‘NCM811’ 기술이 적용된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NCM811’이란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양극재의 성분이 니켈 80%, 코발트 10%, 망간 10%로 구성된 배터리를 말한다. 양극재 내에서 니켈 함량을 높이면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 할 수 있다.

그러나 니켈 성분 자체의 발열 등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고도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LG화학은 이달 3일 열린 2019년 실적발표에서도 “원통형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와 LEV(Light Electric Vehicle)의 성장세가 클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기차와 LEV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신규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의하면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76.4GWh에서 2023년 150GWh, 2025년 227.9GWh로 매년 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LG화학은 폭스바겐, 르노, 볼보, GM, 현대 등 13개의 브랜드에 대형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해 왔고, 최근 GM과의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등 150조원대 대규모 수주잔액을 확보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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