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공단, 인공지능-항공관측으로 아고산대 생태계 조사
지리산 일대 적용 결과 실측과 92% 일치 등 활용가능성 충분

[이투뉴스] 기후변화로 고사한 구상나무 등 국립공원 아고산대 생태계 조사·연구에 인공지능(딥러닝) 기술이 활용된다.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일종으로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를 분류하는 고도의 연산 기술을 말한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권경업)은 최근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과 고해상도 항공영상을 활용해 생태계 조사·연구 효율성을 높이는 등 과학적인 생태계 보전·관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딥러닝으로 아고산대 고사목 검출 프로세스.
▲딥러닝으로 아고산대 고사목 검출 프로세스.

공단은 지난해 7월부터 인공지능 전문기업 다비오, 항공영상촬영 전문기업 삼아항업과 민관협력을 통해 ‘인공지능기술 활용을 통한 국립공원 생태·환경 공간정보’ 시범연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이 기술을 활용해 기후변화 영향으로 고사한 아고산대 생태계 상록침엽수를 검출하고, 개체별 위치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는 시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 영신봉, 천왕봉 등 주요 3개 봉우리 일대를 분석한 결과 2018년 기준 5.94㎢ 면적에 모두 2만5120여 그루의 침엽수 고사목을 검출했다. 연구진이 직접 같은 지역을 맨눈으로 판독한 결과 2만7450여 그루로 조사돼 검출률 92%로 일부 오차는 있으나, 조사에 걸리는 시간은 대폭 줄었다.

입체영상을 연구진이 직접 판독하려면 3개월 가량이 걸리는 데 비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수 초 안에 검출이 가능하다. 인공지능 학습시간을 감안해도 조사시간이 1개월로 줄어든다.

연구진은 앞으로 지리산국립공원 내 상록침엽수 고사 지역에 대한 입지환경을 분석해 추가적인 고사원인을 밝혀내고, 기후변화 상황별 미래예측 등 아고산대 생태계 보전 및 복원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는 기술 고도화 사업을 통해 설악산, 덕유산 등 백두대간 아고산대 생태계에 확대·적용하고 정확한 상록침엽수 생육 상태 진단을 위해 생육목에 대한 검출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 향후 산림 병해충 피해, 식생 변화, 재난·재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립공원 자연생태계 관리에 적용할 예정이다.

오장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인공지능 기술 및 고해상도 항공영상을 통해 고지대, 급경사지 등 지리적 제약 없이 조사가 가능하다”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기후변화 연구, 생태자원 조사, 보전·관리정책 등 후속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