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오 블루이코노미전략연구원 원장

▲김진오 원장
▲김진오 원장

[이투뉴스] 코로나 19로 명명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사태 이후 달라진 주변의 생활풍속을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소위 말하는 재앙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 역사 속에 겪어온 여러 가지 자연재앙과 에너지 및 금융위기에 움츠려 왔던 경제환경이나 생활상이 겹치면서 그냥 보고 넘기기에는 안타까움이 커진다. 매일 증가되고 있는 확진자 숫자를 보면서 그것이 언제 본인에게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면서 솔선하여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는 일에 점차 길들여지고 있다.

감염증 확산속도가 에너지시장 변화에도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국제원유가격이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국제 LNG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는 올해 동절기 기온이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이 원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평가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하락 폭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LNG가격 하락장세가 더 오래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이런 비관적 에너지시장 전망은 우리나라 경제구조와 맞물려 있는 중국의 서비스업과 제조업에 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19가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사람 간 접촉으로 인한 전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치원 및 초·중·고 학교들의 겨울방학 이후 개학시기 연기, 외출억제, 자가격리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한 지역에서는 자택근무가 생활화되면서 소비시장에도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중국의 경우 오프라인 구매행위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재편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단다. 식품, 의약품 등 생필품 소비가 급증하고, 오프라인 상점의 O2O(Online to Offline)배송 서비스 도입 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비(非)대면 배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문 앞까지의 배송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소비행태의 변화는 중국의 높은 인터넷 및 모바일 보급률로 향후에도 지속 될 전망이다 .

인류와 바이러스가 치른 전쟁의 역사를 보면 천연두 바이러스로 시작해 중세 유럽에서 창궐한 흑사병과의 투쟁에서 최대 1억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1918년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로 5000만명이 사망했다고 전한다. 1·2차 세계대전을 포함해 그밖에 크고 작은 정복 전쟁 등을 통한 사망자는 통틀어 1억명 미만이었는데 말이다. 그만큼  재앙으로 인한 피해와 상처가 더 크고 심각하지만 그 속에 인류가 모두 멸망의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고 그래도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더 발전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나갔던 것이 우리 인류의 역사다.

여기서 한 가지 배울 교훈이 있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기술의 변화 앞에 서 있는데 그것을 뼈 속 깊이 체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무인배송, 원격의료, IoT, AI, 로봇 서비스 등 다소 생소한 개념과 기술들이 이 위기상황 속에 싹이 돋고 꽃필 여세를 몰아가고 있음이 감지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단순한 재앙극복 수준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이를 기회로 삼아 4차 산업혁명기술의 테스트 베드에 성공한 케이스로 만들어 갈 것인지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종교계에도 이번 사태에 대비해 많은 신도들이 운집하는 집회형식 대신 인터넷 예배란 형식을 빌려 새로운 예배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에너지업계에도 4차 산업혁명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에너지 신사업을 개발해 나갈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가 나무를 통해 불을 얻게 되었던 신탄의 시대가 벌거숭이 산을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새로운 석탄의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석탄채굴로 인한  인명피해와 환경파괴가 뒤따르자 석유자원이란 대체산업이 새 시대를 불러온다. 온 세계 각국들이 석유의 안정적 공급 확보를 위해 경쟁구도를 만들어 가다가 석유파동이란 악재를 만나게 된다. 그래서 찾아낸 답이 원자력이고 천연가스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위험인자를 품고 있으며 환경위해 또는 자원고갈 위협이 도사리고 있어 이제는 무한하고 친환경적인 재생에너지원으로 유턴현상을 시도하고 있다. 즉 물, 바람, 햇빛, 생물체 기원에 집중하면서 그것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재생에너지원의 형태는 과거와 동일할지 몰라도 이를 획득하는 방법론과 기술은 많이 달라졌다고 보아야 한다. 그것이 4차 산업혁명기술과 연계되어 나타나고 있는 지금의 현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에 움츠리고 있을 때는 아니다. 새로운 시대를 열도록 인류에게 준 최적의 기회로 알고 우리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비교우위성 기술을 최대한 부각시켜 노력해 나간다면 승리는 우리에게도 충분히 가능하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한다. 바로 지금의 위기시대를 에너지혁명을 통해 다시 한 번 경제부흥의 시대로 전환할 수 있다면 늦출 이유가 없다. 언젠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지금이 바로 그 때다.

김진오 블루이코노미전략연구원 원장 jokim@bes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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