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본 크랙커 이니셔티브, 호주 석탄산업 생존 지적

[이투뉴스] 주요 세계시장에서 조만간 풍력과 태양광 발전단가가 현존 석탄화력보다 저렴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환경 금융 씽크탱크인 카본 크랙커 이니셔티브는 "재생에너지 발전가격 하락에 따라 260억 달러 규모 호주 석탄 수출산업이 중단기적 생존 위협에 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소는 늦어도 2030년까지 호주를 포함한 세계 대형 시장에서 재생에너지가 석탄보다 더 저렴한 전력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서 태양광과 풍력은 이미 현존 석탄발전보다 약 60% 저렴하며, 중국에서는 이 비율은 70%, 호주에서는 5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호주가 석탄의 절반을 수출하는 일본에서 풍력은 신규 석탄보다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은 오는 2028년께 모든 지역에서 현존 석탄발전 보다 비용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에서 태양광 발전단가는 2023년부터 신규 석탄발전보다 낮아지고, 2026년께 기존 석탄 발전가격 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소는 중국과 한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은 호주 수출용 석탄의 약 15%씩을 수입하고 있다. 중국에서 풍력 가격은 이미 석탄보다 낮아졌으며, 태양광은 올해 말쯤 현존 석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에서 재생에너지는 향후 2년 내 현존 석탄보다 경제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런 경향으로 석탄화력이 10년 내 시장에서 퇴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부 정부가 신규 석탄발전에 직접 보조 또는 소비자가격 인상 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 전력시장이 공정하게 비용을 책정할 경우 석탄발전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맷 그레이 연구원은 "향후 석탄에 대한 투자는 위험도가 높은 좌초 자산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각국이 저탄소 에너지전환을 추구하고 있으나 정부들은 그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면서 “신규 석탄 사업을 즉각 철회하고, 현존 석탄을 공격적으로 폐쇄해야 경제적 이치에 맞는다”고 강조했다. 

호주는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발전소용 석탄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다. 철강 제조에 사용되는 정금용 석탄의 무역량도 가장 많다. 하지만 두 종류의 석탄 수출 가치는 지난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발전소용 석탄은 톤당 100.73달러에서 30% 가량 하락한 66.2달러에 거래됐다. 10년 만에 가장 큰폭으로 값이 떨어졌다.  

호주 정부는 이같은 석탄가 하락으로 석탄 수출로 인한 수익이 2018~2019년 260억 달러에서 올해 206억 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발생으로 추가적인 거래량 감축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적으로 석탄 소비가 줄었으나 인도 수요증가로 향후 5년간 소폭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16%, 25% 가량 석탄 발전량이 하락한 반면 중국은 지속적인 상승을 점치고 있다. 

<가디언>은 "2018년 UN정부간 기후변화협의체는 지구 온도 1.5도씨 상승을 막기 위해 2030년까지 2010년 기준 59~78%의 석탄 발전소를 폐쇄해야 한다고 조사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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