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지난해 이맘때 우리나라는 온통 미세먼지로 시끄러웠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우려가 급증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특히 우리나라 미세먼지 대부분이 중국발이라는 사실과 과장이 반쯤 섞인 말이 퍼지면서 불만이 중국에  집중되기도 했다. 국민의 우려와 불만이 치솟자 정부 역시 연일 대책을 쏟아냈다.

대표적인 미세먼지 대책이 계절관리제다. 미세먼지가 심한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4달 동안 강력한 규제를 통해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특히 석탄발전소의 경우 강제로 가동을 중단시키거나, 출력제한을 거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또 다른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노후경유차 저감을 위한 정부보조금도 어마어마하게 투입됐다.

최근 정부는 작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한 결과 미세먼지 평균농도가 16% 낮아지는 등 상당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2월에는 최근 3년 대비 미세먼지 평균농도가 19%, 지난해보다는 26% 감소하는 등 갈수록 성과가 확연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계절관리제를 일시적인 대책이 아닌 상시(연례) 대책으로 만들기 위한 법령 개정에도 나섰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줄어든 것과 코로나19와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의 산업시설 가동이 뚝 떨어진 것이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세계의 공장으로 평가받는 중국내 경제활동이 움츠러 들면서 대기오염물질이 크게 감소한 것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까지 줄었다는 데이터가 나오고 있는 만큼 합리적인 추론이라는 반응이 많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변해가는 요즘. 미세먼지 우려는 줄었으나 오히려 작년보다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아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가 됐고,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수 백 미터씩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미세먼지 경보가 가끔 나오기도 하지만, 코로나19라는 강력한 전염병이 나라를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눈앞에 더 큰 해악이 다가오면서 미세먼지 얘기는 쏙 들어갔다.

미세먼지 감소가 코로나19 발병에 따른 중국영향이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국내에서 진행된 다양한 대책도 상당히 기여했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미세먼지 감축성과를 계절관리제와 코로나19 영향으로만, 또 중국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제대로 된 분석과 해법을 모색할 때다. 코로나19든 미세먼지든 두 가지 모두 빨리 없어져 국민들이 걱정 없이 일상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기원한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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