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기준 18일 하루 6.5달러 내리더니 19일에는 4.8달러 상승
사우디-러시아 증산 이슈와 미국 개입 시사 등 사안따라 출렁

[이투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유가격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전일 급락했던 원유시장이 다시 급반등했다. 10달러대를 목전에 두고 있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러시아 원유증산 문제 개입을 시사하면서 19일 기준 23.8% 뛰었다. 브렌트유 역시 전일대비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시차관계로 우리나라가 오후일 때 가격이 확정되는 두바이유 역시 곧 반등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9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28.47달러로 전일대비 3.59달러(14.4%) 상승했다. WTI 선물은 25.22달러로 전일대비 4.85달러(23.8%) 올랐다. 두바이유 현물은 2.44달러(8.6%) 떨어진 25.82달러로 나타났다. 

전일 브렌트유를 비롯한 주요 유종이 일제히 대폭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새에 분위기가 확 바꼈다. 실제 전날 WTI는 무려 6.58달러(24.4%) 폭락했고, 브렌트유(3.85달러, 13.4%)와 두바이유(2.57달러, 8.3%)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석유공사는 코로나19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와 사우디-러시아의 원유증산이 유가를 하락시켰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책 기자회견에서 개입을 시사하면서 유가가 반등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경제는 석유에 의존하고 있어 매우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는 중이고, 사우디 역시 그들 자신에게 나쁜 상황임에도 석유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개입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 우려로 미국 최대의 석유제품 운송 파이프라인 업체인 코로니얼파이프라인이 운송물량을 감축한 사실도 유가지지에 힘을 보탰다. 미국 남동부에서 걸프만 지역까지 닿는 8850km의 파이프라인을 운영하는 코로니얼파이프라인은 24일부터 운송물량 20%를 감축할 예정이다.

세계 주요국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규모 경기부양에 들어간 것도 향후 국제유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1조달러(1259조원), 영국은 4000억달러(503조원), 프랑스는 5000억달러(629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은데 이어 유럽중앙은행도 1조유로(1348조원) 규모의 팬데믹 긴급채권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역시 국민 한 사람당 1만2000엔(13만원) 이상의 현금지급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은 일부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769억달러(96조원) 규모의 장기자금 공급계획을 밝혔다.

댄 브룰렛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의회에 전략비축유 구입을 위한 30억달러(3조원) 요구안을 제출하고 2차 구입은 60~90일 이내에 시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장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유가 상황 활용을 제안할 것”이라며 “의회에 장기적으로 100억~200억달러의 예산을 요구하겠다”고 발언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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