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결국 물과 불의 문제…빗물로 해결 가능
본지 기고한 칼럼 모아 책자로, 일반인도 쉽게 이해

▲한무영 서울대 교수
▲한무영 서울대 교수

[이투뉴스] “기후위기 시대에 전 세계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우리의 물관리 철학과 기술은 제2의 한류가 될 수 있다” 빗물박사로 불리는 한무영 서울대 교수가 ‘기후위기를 해결을 위한 모모모 물관리’라는 책자를 냈다. 책 제목인 모모모는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에 빗댄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모든 물의 관리’라는 의미다. 2010년부터 본지에 기고한 칼럼을 차곡차곡 정리해 분야별로 묶었다.

한 교수의 이번 책은 무엇보다도 읽기가 편하다. 글 한 편이 짧아서 쉽게 읽을 수 있는데다, 제목 역시 ‘마을 동(洞)자에 숨겨진 물관리의 비밀’ ‘히딩크의 물관리-멀티플레이어 전략’ 등으로 재밌다. 하지만 내용은 알차다. 일례로 물 수(水) 변에 한가지 동(同)으로 이뤄진 마을 동자를 예로 들면서 물을 절약해서 사용하고, 개발하더라도 개발 전·후 상태가 똑같아야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위에서 모으면 흑자, 밑에서 모으면 적자’라는 글도 꼭 한 번 읽어야 할 정도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지붕이나 계곡 등 위에서 모아진 깨끗한 물은 돈(에너지)이 되지만 도로·개천 등 밑에서 모은 물은 오히려 퍼 올려야 해서 에너지가 들고, 물도 더러워진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인 ‘호미(위)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밑)로도 막을 수 없다’는 말이 바로 빗물관리를 두고 한 말이라는 재치있는 평가도 나온다. 

모모모 물관리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빗물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새로운 물관리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물관리 철학과 정책제안 ▲빗물관리 ▲물수요관리 ▲다목적 분산형 빗물관리 ▲대한민국의 하늘물 이니셔티브에 대한 그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정책제안이 담겼다. 부록에선 지금까지 국내(강화도, 신안군)와 국외(탄자니아, 솔로몬)에서 펼친 빗물 식수화 활동을 소개했다.

그의 책에 대해 곽동희 전북대 교수는 “현명하게 물을 대하는 자세와 방법을 안내하는 교과서”라고 말했다. 또 최지용 환경부 도시물순환포럼 위원장은 “물에 관한 국민 교양서이자 전문가를 위한 지침서”라고 헌사를 남겼다. 이밖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빗물이라는 한 우물을 파는 저자를 칭찬하며, 기후위기 시대를 넘어설 수 있는 지혜와 슬기를 담았다고 평했다.

한무영 교수는 프롤로그를 통해 ‘모모모 물관리’가 탄생한 배경과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현실로 다가온 기후위기는 물(홍수, 가뭄, 물부족, 수질오염)과 불(폭염, 산불, 미세먼지)의 문제로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 현상들은 모두 빗물과 관련이 있는 만큼 빗물을 이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한 교수는 물관리는 상류이건 하류이건, 자연이든 사람이든 모두를 위해서 만들어야 하고, 특정 지역이나 사람이 아닌 모두에 의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물관리 대상은 내린 비가 흘러 하천을 지나 바다까지 흘러가는 모든 면(面, 유역)을 아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 제목인 모모모도 여기서 나왔다. 

우리나라가 빗물관리의 최고가 돼 이를 세계에 발전·전파시키면 제2의 한류가 될 수 있다는 원대한 포부도 내비쳤다. 그는 “세종대왕께서 세계최초로 측우기를 발명하고, 측우제도를 시행한 것을 보면, 우리는 빗물관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물관리 철학과 기술로 기후위기 시대 세계인의 생명과 재산으로 지켜주는 제2의 한류로 만들자”고 역설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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