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오염, 핵폐기물 등 중대한 피해 발생 가능성 있어
공공 및 민간 투자 등서 배제돼 신규 원전건설 축소될 듯

[이투뉴스] 유럽연합이 원자력발전을 지속가능한 금융대상에서 제외했다.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에는 도움을 주지만 방사능 오염과 핵폐기물 등이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럽연합 지속가능 금융분류체계를 만드는 전문가 기술작업반'은 지속가능 금융 분류체계 최종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원전이 환경목표 중 하나인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부분은 인정되나 핵폐기물, 방사능 오염 등의 문제로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활동(Do no significant harm)'이라 할 수 없으므로 포함시킬 수 없다"고 명시했다.

기술작업반은 원전 밸류체인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오염과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현재 단계에서는 기술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유럽연합에서 1년 넘게 논의한 지속가능한 금융대상에서 원자력을 최종 제외했다.

유럽연합은 지속가능 금융제도 계획 중 하나로 2018년 5월, 집행위원회에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에 대해 공통분류체계를 확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구성된 전문가 기술작업반 작업이 이번에 최종보고서로 나왔다.

앞서 유럽의회는 지난해 12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의 분류체계 기준을 정하고 이를 법제화하는데 합의했다. 환경목표에 '중대한 피해가 없을 것(Do no significant harm)'이라는 요건이 포함됐지만, 원자력 등 발전원의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국내 일부 언론에서는 유럽의회에서 원자력발전을 친환경에너지로 인정하기로 합의했고, 친환경에너지로 분류돼 투자 대상에 포함됐다는 기사를 냈다. 이에 에너지전환포럼은 EU가 원전을 친환경에너지로 인정했다는 기사는 오보라며, 일부 국가들에 에너지안보 보장 측면에서 각국의 권리를 존중하는 차원으로 원자력이 언급됐다고 말했다.

또 원전은 핵폐기물과 방사능 오염 등 다른 환경목표에 중대한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친환경에너지로 인정받는 지속가능한 금융 분류에 포함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 전문가 기술작업반은 원자력을 친환경에너지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최종적으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의 분류체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원자력을 지속가능한 금융 투자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공공 뿐만 아니라 유럽 민간투자자들이 기후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와 경제활동으로 고려하는 대상에서 원전이 배제될 가능성이 커진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이행을 위한 투자 대상에서도 원전은 제외될 전망이다.

지난 1월 유럽연합 집행위는 10년간 최소 1조 유로를 조성하는 '유럽 그린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연합 차원에서 소외지역을 지원하는 공정전환체계를 통해 최소 1000억 유로를 지원할 예정이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기후위기에 적극 대처하는 차원에서 지속가능금융 규모가 증가하는 상황인데 유럽연합의 기술작업반이 지속가능금융의 기준을 명확히 한데다가 대상까지 명시했다"라며 "유럽연합의 지속가능금융 대상에서 원전이 제외되면서 신규 원전건설 프로젝트가 취소되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원전시장이 더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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