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주주총회장 앞에서 피켓시위 및 성명서 발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활동가가 두산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논현동 두산빌딩 앞에서 탈석탄·탈원전 경영계획 수립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활동가가 두산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논현동 두산빌딩 앞에서 탈석탄·탈원전 경영계획 수립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투뉴스] 그린피스가 1조원대 공적자금 차입을 추진 중인 두산중공업을 향해 탈석탄·탈원전 중심의 경영 쇄신을 촉구했다. 체질 개선없는 자금 융통은 '밑 빠진 독에 불붓기'라는 지적이다. 그린피스는 30일 두산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두산빌딩 앞에서 피켓 시위를 갖고 이런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성명서에서 "두산은 세계 발전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석탄발전소 건설 사업에 몰두해 왔고, 그 결과 스스로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의 경영위기를 맞았다"면서 "작년 세계 석탄 가동률은 51%로 사상 최저치이며, 발전소 착공량도 2015년 대비 66% 감소했다. 하지만 당장의 이익을 쫓아 해외 석탄 건설수주에 집중했다"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해 전 세계 석탄발전 신규 투자는 2015년의 4분의 1로 쪼그라 들었다. 같은기간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설비 투자의 40%를 차지한 것과 비교된다. 해외 금융기관들은 석탄발전을 좌초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 두산중공업 전체 사업부문에서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당면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일부 야당과 두산중공업 노조, 원자력 산업계는 국내 원전 산업 명맥 유지를 위해 계획원전이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그린피스는 "미봉책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단체는 "두산중공업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원전사업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원전은 두산중공업 경영악화의 주요인도, 해결책도 아니다. 전 세계 원전사업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라며 "미국 GE는 유사한 사태를 겪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며 대대적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갔고, 독일 지멘스는 원전사업을 포기하고 풍력과 태양광을 더 강화했다. 두산중공업도 즉각 사업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린피스는 성명서에서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1조원이라는 공적자금을 받는 두산중공업은 시대착오적이고 안일했던 경영 결과에 대해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석탄·원자력 분야 사업을 신속히 폐기하고 사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시대 흐름에 발맞춰 탈석탄·탈원전을 골자로 한 구체적 경영쇄신 로드맵을 발표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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