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제품 수요둔화 및 공급과잉 탓…올해는 더 큰 난관 수두룩
“코로나19 사태 완화만이 능사 아냐, 중국 공급과잉 등 걸림돌”

[이투뉴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국내 정유사의 지난해 영업이 부진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정유4사가 최근 공시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유사 순이익은 사별로 22.5%∼96.1% 감소했다. 정제마진 감소 및 수요둔화에다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결과다. 작년은 그나마 버텼지만 문제는 올해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끝없이 가라앉고 있는 석유시장이 언제 되살아날 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답답함을 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액이 49조8765억원, 영업이익 1조2692억원, 순이익은 657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0%, 39.6% 감소했고, 순익은 무려 96.1% 줄어 반토막이 났다. 순익 96.1% 감소는 정유사 중 가장 큰 낙폭이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석유개발사업·소재사업 및 기타사업이 1284억원, 석유사업은 4503억원, 석유화학사업은 7057억원, 윤활유사업은 2939억원을 기록하면서 대체로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배터리사업은 3091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유일하게 후퇴했다.

GS칼텍스는 매출액 33조2614억원, 영업이익 8796억원, 순이익 4526억원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5.6%, 28.7% 감소하고 순이익은 35.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정유 4450억원, 윤활기유 및 윤활유 1050억원, 석유화학 3295억원을 기록했다.

S-OIL은 지난해 매출액 24조3941억원, 영업이익 4200억원, 순이익 6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4.2%, 영업이익은 34.3%, 순이익은 74.6% 감소했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정유부문 523억원 적자, 윤활유부문은 2169억원, 석유화학부문은 255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액 21조1168억원, 영업이익 5219억원, 순이익 3129억원을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다른 정유사와 마찬가지로 매출액(1.7%), 영업이익(21.0%), 순이익(22.5%) 모두 감소하면서 전년만 못한 성적을 보였지만 낙폭이 작아 정유사 중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이다.

정유사들은 부진했던 성적의 원인으로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증가 둔화와 아시아 정제시설 신증설 등 공급과잉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 등을 꼽았다.

지난해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한 정유업계는 올해 더욱 어려운 해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폭락, 수요감소까지 외부환경이 모두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석유제품 수요 증가세가 지난해와 비교해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유사의 이익 중 상당부분을 견인하고 있는 석유화학사업의 경우도 올해 중국의 대규모 플랜트 신규가동과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감소 전망으로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수요감소와 산유국 유가전쟁에서 기인한 유가급락, 세계경제위기 등으로 올해도 언제 시장이 살아날지 가늠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올해 IMO2020 규제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윤활기유부문 수익은 지탱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동이 감소하고 경기가 위축될 경우 증가폭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각에서는 단순히 코로나19 진정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단기상승하더라도 정유사의 기초체력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돼 제품수요가 회복하더라도 지난해 사상최대치의 정유제품 순수출을 기록한 중국 등 공급의 걸림돌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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