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탱고현상 심화…미국 생산자, 유전폐쇄 가능성

[이투뉴스] 글로벌 에너지정보업체인 플래츠는 최근 미국 원유저장시설 포화도가 올 여름 한계를 맞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플래츠에 따르면 현재 미국 원유저장시설의 전체용량은 6억5000만배럴 수준으로 그 중 절반이 찼다. 미국 석유업계는 현재 1300만배럴의 저장시설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으나 파이프라인업체와 지역별 일부 저장시설 허브에서 제약이 발생해 초대형 유조선에 저장하는 원유가 늘어나고 있다.

플래츠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세계 석유수요가 하루 2000만배럴 감소하고 사우디와 러시아는 증산하는 상황을 꼽았다. 이 경우 하루 2400만배럴의 수요·공급 불균형이 발생해 이르면 6월 저장시설이 한계에 도달해 미국 원유생산자들은 유전폐쇄 절차를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WTI유 선물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이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현물유가의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미 지난달 퍼미안 분지의 저장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원유가격이 10달러대에서 거래된 바 있어 가정은 현실성을 더하고 있다.

플래츠는 원유 저장공간 부족과 정제수요 감소로 현물원유 가격 하락은 더욱 커져 선물가격이 현물보다 높은 콘탱고상황이 심화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미국 원유저장 능력이 단기간에 한계에 도달하지 않을 것이며 더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로버트 메리엄 석유 통계디렉터는 “이제 겨우 절반 정도가 충유된 상태”라며 “현재 저장시설이 생산속도를 장기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에 생산자들이 생산속도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미지역 원유생산자들은 3월 자본투자 예산을 30% 삭감했고, 미국 원유시추 리그 수는 2015년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한 바 있다.

로버트 메리넘 디렉터는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현 상황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만약 연방정부가 계획대로 미국 생산자들로부터 7700만배럴의 원유를 구매했다면 저장시설 부족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나 이 계획의 추진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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