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석유 전자상거래, 그 미래는
늘어나는 석유 전자상거래, 그 미래는
  • 김진오 기자
  • 승인 2020.04.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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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성장하는 유통물량, 지난해 거래대금 6조4천억원 돌파
동북아오일허브 소비시장으로 DME 같은 선물시장 될 수도

[이투뉴스] 정부는 2011년 석유유통의 투명성 제고와 경쟁촉진으로 가격인하를 이루겠다는 목표로 석유 전자상거래를 계획·발표했다.

KRX석유시장은 정제업자, 수출입업자, 대리점, 주유소 등 다양한 시장참여자들이 전자방식으로 경쟁을 통해 석유제품을 거래하는 국내 유일의 오픈 마켓이다. 시장참여자간 경쟁 및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안정이라는 정부의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개설돼 운영 중이다.

KRX석유시장은 2012년 개설된 이래 주유소와 정유사의 기름거래에 전자상거래 가격의 지표역할을 하고 있다. 주유소가 정유사 대리점에서 기름을 구매할 때 전자상거래 가격을 살피는 것으로 높은 가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유사 대리점을 통해 일방적으로 가격통보를 받던 석유업계에는 일종의 단비가 된 셈이다. KRX석유시장은 하루 평균 70조원 이상을 거래하는 세계적인 거래시스템과 축적된 운용 노하우를 기반으로, 석유제품에 대한 투명‧공정한 거래시스템과 안전한 결제이행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참가자들의 비용절감과 물류를 보장하고 있다.

시장 개설이후 매도자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및 매수자 법인·소득세액 감면이라는 정부의 세제지원을 마중물로 꾸준히 성장해 석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함으로써 국내 석유제품 가격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거래현황판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한국거래소 석유시장운영팀 직원들.
▲거래현황판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한국거래소 석유시장운영팀 직원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KRX석유시장 거래량은 연도별로 등락은 있지만 꾸준한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을 살펴보면 이 성장은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한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난다.

KRX석유시장은 2012년 3월말 개설해 내수의 3% 수준인 7억리터가 거래됐다. 이후 인센티브가 확대된 2013년에는 6%, 2014~2015년에는 9% 수준으로 상승해 연간 35억리터까지 거래됐다. 제도 도입을 위해 정부가 파격적인 혜택을 주면서 4대 정유사를 배불렸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시기였다. 당시 석유 전자상거래는 공급가액 법인세 감면, 수입부과금 환급, 할당관세 인하, 바이오디젤 혼합의무 완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석유제품 수출입업체가 대거 유통시장에 진출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이후 주로 정유사에게 환급됐던 수입부과금 환급액이 리터당 16원에서 4원이하로 축소되면서 2016년 33억리터, 2017년 30억리터까지 거래량이 감소했다. 그러나 정부가 연간 단위로 조정하던 수입부과금 환급 기간을 2017년 7월부터는 약 3년 단위로 조정하는 등 일관된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거래소의 시장 활성화 노력과 알뜰주유소 정책과 연계하는 매수기반 활성화를 통해 유동성을 회복해 2018~2019년에는 내수의 12% 수준까지 반등했다. 특히 2018년 거래량, 거래대금 성장은 전년대비 60%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KRX석유시장 누적거래대금은 6조4230억원에 이른다.

KRX석유시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석유제품 공급자와 수요자가 경쟁적으로 시장에 참여해 거래함으로써 석유시장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고, 우리시장 가격이 석유제품 기준가격 역할을 하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KRX석유시장이 발전한다면 그것을 토대로 향후 동북아 오일허브의 주요 소비시장으로서 우리나라의 역할을 강화하고, 이를 기초로 하는 선물·옵션상품도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원유시장 중에서도 중동 두바이유, 오만유가 거래되는 DME(Dubai Mercantile Exchange)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가 거래되는 NYMEX(New York Mercantile Exchange,Inc) 같은 미래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이재훈 한국거래소 일반상품시장부장

정유업계 시장경쟁 강화는 경영선진화와 책임경영으로 연결

코로나19에 거래량 급감…“생필품 같은 석유제품, 정상화 될 것”

▲이재훈 한국거래소 석유시장운영팀장.
▲이재훈 한국거래소 일반상품시장부장.

“정부는 우리나라 석유시장 유통구조가 공급자 과점체계로 인해 시장의 경쟁이 제한적이라 평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가 있는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만난 이재훈 일반상품시장부장은 KRX석유시장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운을 뗐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정유4사의 과점체계로 인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좋게 말하면 각 대형정유사는 자신의 영역을 철저하게 고수하고 있고, 나쁘게 말하면 경쟁이 성립하지 않는 것.

KRX석유시장은 제한적인 경쟁을 공정한 경쟁으로 이행하기 위해 석유유통구조를 시장기능으로 전환하고 가격을 결정하는 경쟁촉진의 기본원칙을 정립했다. 석유시장에 경쟁원리를 도입해 유종-상표-저유소 등 각 항목에 가격과 시간 우선순위로만 매매하는 경쟁매매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또 시장참여자의 다양한 장외거래 행태를 수렴해 시장제도를 참여자 니즈에 맞는 형태로 개선하고 있다.

이재훈 부장은 “아직 주식시장과 같은 완전 경쟁시장과 비교하면 KRX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KRX 매매체결 정보는 공정가격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KRX가 제공하는 유종별 가중평균 거래정보 또한 석유시장 경쟁촉진과 투명성 제고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조롭게 성장 중인 KRX석유시장이지만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예를 들어 수입부과금 환급과 세액공제 제도가 2022년까지로 3년 연장됐지만 정유사, 수입사 등 매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세액공제는 폐지되고 주유소 등 매수자 대상 공제만 남은 일 말이다.

이 부장은 “KRX석유시장은 시장개설 이후 큰 폭의 외형성장에도 아직까지 세제지원 등 인센티브에 영향을 받는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또 “혼합판매 활성화 성과가 미진해 상표주유소 참여가 어려운 상황에서 인센티브라는 마중물 없이 물을 퍼올릴 수 는 없다”며 “정부의 인센티브 축소에는 동의하지만 KRX석유시장이 완전한 자립기반을 확보할 때까지 최소한의 정책지원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석유제품 소비도 줄고 있다는 점은 KRX석유시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KRX 매매체결 가격은 시장개설 이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가 늘어 거래량이 증가하지만 올해 거래량은 2월부터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평균 2612만리터에 달했으나 올해 1월 2541만리터, 2월 2173만리터, 3월 1453만리터, 4월 1192만리터까지 줄어 지난해에 비해 54.3% 급감했다.

이 부장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이 줄어든 이유로 석유제품 수요 감소를 들었다. 석유제품을 사용하는 산업 전반의 부진과 이동제한에 따른 이동용 석유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주요원인이다.

이재훈 부장은 “석유제품은 생필품과 같아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최근의 ‘저유가-저소비’ 이상현상이 정상화되면서 KRX석유시장 거래도 다시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KRX석유시장을 중심으로 석유 유통구조가 개선되면 유통업계의 경영정상화와 합리적인 소비자 가격 형성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정유업계의 시장경쟁 강화는 경영선진화와 사회적 책임경영 강화로 연결돼 업계의 신뢰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대화를 마쳤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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