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현우 퍼즐벤처스 대표
오일나우, 이용자에게 최적의 주유소 찾아주는 답안지
코로나19에도 고객 증가, 얼리어답터는 차량이용 늘어

▲노현우 퍼즐벤처스 대표.
▲오일나우를 개발한 노현우 퍼즐벤처스 대표.

[이투뉴스] 현재 국내 주유소업계는 포화상태에 빠져있다. 현재 전국 주유소 숫자는 1만2000여개. 주유소간의 경쟁은 심화돼 가는데 가장 중요한 기름값만 비교하고 찾아가려 해도 너무 많은 정보가 범람하고 있다. 주유소를 이용하는 운전자에게는 조금 ‘까다로운’ 선택이 필요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유소 고객에게 답안지를 제시하는 서비스가 있다. 현재 위치에서 최적의 주유소를 골라주는 ‘오일나우’가 그것이다. 오일나우는 최근 런칭 1년 3개월만에 2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오일나우를 개발한 노현우 퍼즐벤처스 대표를 만나 운전자의 고민을 어떻게, 얼마나 줄일 수 있었는지 들어봤다.

▲오일나우는 오피넷의 데이터를 유용하면서도 빅데이터 분석으로 최적의 주유소 찾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일나우는 오피넷의 데이터를 유용하면서도 빅데이터 분석으로 최적의 주유소 찾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타 서비스와의 비교우위, 머신러닝 바탕 빅데이터 분석력

인터뷰 자리에서 노현우 대표는 “언론과의 접촉이 늘어나면 본업에 집중하기 어려워 잦은 인터뷰는 지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노현우 대표의 퍼즐벤처스는 2017년 처음 시작해 석유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햇수로 창립 4년차가 되도록 서비스에 대한 홍보를 제외한 기사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우연하게 닿은 연락이 귀한 기회가 됐다.

어찌 생각한다면 기름값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오일나우는 한국석유공사가 제공하는 오피넷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서비스로 보인다. 오피넷 역시 석유사업자의 보고를 토대로 기름값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게시한다. 실제로 오일나우는 석유공사와 제휴관계에 있고, 석유공사가 취합한 정보를 유용해서 운영된다.

오일나우와 타 석유정보서비스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뛰어난 빅데이터 분석력이다. 타 서비스가 단순히 ‘싼 주유소’를 알려주는 것과 달리 오일나우는 머신러닝을 바탕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기름값, 거리 등을 계산해 최적의 주유소를 산출하고 운전자에게 알린다. 오일나우의 모토인 ‘고민없는 운전의 시작’을 가장 극명하게 표현하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노현우 대표는 “사람은 가까운 거리의 비싼 주유소와 먼 거리의 저렴한 주유소 중 후자를 선택하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연비를 생각할 경우 후자를 고르는 것은 오히려 손해를 보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람의 직관에 맡기기 보다는 철저히 데이터에 의거해 논리로 승부를 보는 셈이다.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주유소를 추천한다니, 혹시 부정이 섞여들어가진 않을까. 노 대표는 “그런 일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오일나우는 현 지점을 기준으로 한 왕복거리, 소요시간, 차종 연비 등을 감안한 거리·시간 배점으로 추천 주유소를 열거한다”는 것이다.

특히 회원의 차종정보를 수집한다는 점이 재밌었다. 오일나우는 남겨진 주유기록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를 보유한 고객이 오일나우를 켜기만 하면 차의 실제 연비를 계산해준다.

노 대표는 오일나우에 만족하는 고객이 단순히 휘발유, 경유, 고급휘발유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재 LPG충전소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으며 차후 에너지전환이 가속될 경우 전기나 수소충전소에 대한 정보도 추가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LPG자동차 운전자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며 “연료가 바닥나면 말통에 받아서라도 채울 수 있는 일반 석유차량과 달리 LPG차는 한 번 연료가 떨어지면 무조건 견인을 받아야 하는 차이점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일나우는 켜기만 하면 최적의 충전소가 발견될 때까지 LPG충전소를 무제한적으로 검색해준다.

다만 수소충전소 정보제공까지는 미진하다. 벤처기업인 오일나우의 특성상 한정된 인원으로 휘발유, 경유, LPG 이외 에너지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노현우 대표는 코로나19에도 오일나우 고객은 오히려 석유소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노현우 대표는 코로나19에도 오일나우 고객은 오히려 차량이용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유소 기름값 공개로 시장에 반기 들어…사업주용 앱도 출시

노 대표는 “저희 오일나우 고객들은 기름값에 민감하고 얼리어답터 성향이 기본적으로 강해 잠재적으로 수소·전기차의 수요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고 생각한다”며 “이들 에너지의 수요가 내부기준을 맞추는 날이 온다면 서비스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때가 되면 다양한 고객 수요조사를 통해 차량 구매자가 원하는 스펙, 가격 등의 자료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완성차량 업체와 교류하면서 에너지패러다임 변화에 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주유소는 대로변에 위치해 있기 마련이고, 실제로 대로변에 위치한 주유소가 다른 주유소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 외곽에 위치한 주유소는 고객들을 찾아오게 할 뾰족한 수가 없다. 하지만 오일나우는 각 주유소 간의 기름값을 공개함으로써 이 같은 시장에 반기를 든 셈이다.

오일나우는 최근 주유소 사업주를 위한 전용앱도 출시했다. 자신의 사업장인 주유소와 최대 20개의 분석주유소를 실시간으로 비교해 지역단위 유가동향을 살핌으로써 주유소 사업주의 매장 운영 전략을 도울 계획이다.

노 대표는 “주유소 사업주 중에는 어느 시기에, 어느 정도 발주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분도 계신다”며 “오일나우 사업주를 위한 컨설팅, 매출증진, 홍보망, 간편결제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업주 전용앱은 유가 등을 기반으로 적절한 제품발주 양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일나우지만 운전자에게 별도의 서비스 과금을 할 계획은 없다. 다만 주유비 선결제 서비스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타겟팅 광고서비스가 주된 수입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또 석유가격 정보서비스라는 특성상 오일나우의 이용자는 100% 차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 뿐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보험사와의 연계에도 나선다.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석유거래 감소가 오일나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묻자 노 대표는 놀라운 대답을 내놨다. 오히려 오일나우 이용자 거래는 증가하고 있다는 것.

노 대표는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 1700원 수준이었던 휘발유 가격이 현재 1300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라며 “고객 입장에서는 100원만 떨어져도 무척 큰 하락인데 400원 가까이 떨어져 통행량,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감염병 문제가 불거지면서 평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고객이 차량이용으로 이동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며 “오일나우 고객은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와 더불어 얼리어답터 성향이 강해 가격변동이나 부가서비스에 민감하는게 움직이는 등, 행동양식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퍼즐벤처스는 최근 교통약자들을 위한 유류비 지원이나 취업준비생·대학원생과의 스터디 봉사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스터디 봉사는 프로그램 개발이 대부분인 퍼즐벤처스의 특성상 주변에서 좋은 호응을 이끌어 내는 중이다.

노현우 대표는 “생각보다 많은 운전자들이 앱을 통해 기름값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있다”며 “최대한 많은 운전자들과 사업자분들이 관심을 갖고 오일나우를 이용해주신다면 산업전반의 활성화를 이뤄 석유업계의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더불어 “오일나우는 운전자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기름값 문제를 해결해 운전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기름값 부담이 낮아지면 차를 타고 어딜 가는 일이 즐겁게 된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즐겁게 여행하면 석유사업자에게도 석유소비 증가로 돌아오는 선순환. 그것이 오일나우가 추구하는 목표인 셈이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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