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pH 조절제 및 pH값 최적 조합 및 원리 규명

▲원자력연구원이 원전 증기발생기 전열관 슬러지 부착 모사 실증장치와 슬러지 최소화 수화학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실험실.
▲원자력연구원이 원전 증기발생기 전열관 슬러지 부착 모사 실증장치와 슬러지 최소화 수화학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실험실.

[이투뉴스] 국내 연구진이 원전 전열관 표면에 발생하는 녹(綠. 슬러지)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수화학(水化學)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허도행·전순혁·이지민 박사가 원전 증기발생기 전열관 슬러지 부착 모사 실증장치와 슬러지를 저감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원자로에서 핵분열로 발생한 열은 전열관을 통해 증기발생기속 냉각수로 전달돼 증기를 만들고 터빈이 회전하면서 전기가 생산된다. 이때 전열관 표면에 슬러지가 붙으면 냉각수로 열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또 부식이 가속화될 뿐 아니라 유로(流路) 지장을 초래하고 비파괴 검사 신뢰도를 낮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운영 원전은 냉각수 속에 pH 조절제를 첨가해 알카리성을 유지한다. 여기에 착안해 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은 전열관에 부착되는 슬러지 양을 최소화하는 pH 조절제 종류와 pH값을 찾아냈다. 국내서 주로 사용하는 에탄올 아민으로 pH9를 유지할 때보다 암모니아로 pH10일 때 슬러지 양이 최대 68%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증기발생기 속에서 슬러지가 발생하는 실제 모습을 구현할 실증장치도 처음 개발했다. 이 장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 크기의 수많은 구멍이 존재하는 슬러지를 정확히 모사해 준다. 이를 활용해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하는 다양한 pH조절제와 pH범위의 최적조합을 찾아낸 것이다.

슬러지를 최소화 하는 원리까지 알아냈다. 물 속 나노입자가 갖고 있는 전하 크기를 나타내는 제타 전위(zeta potential) 개념을 이용해 수화학 조건에 따른 슬러지 입자의 변화를 학술적으로 규명했다. 

허도행 원자력연구원 박사는 “이 기술은 가동 원전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며 “pH 조절제 변경을 위한 원전 사업자와 규제기관의 기술적 근거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내용은 원자력 학술지 'Annals of Nuclear Energy' 4월호에 실렸으며, 다수 다운로드 횟수를 보이며 산·학·연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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