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 노후석탄 가스대체 시 좌초비용 74조원"
"발전공기업 노후석탄 가스대체 시 좌초비용 74조원"
  • 이상복 기자
  • 승인 2020.04.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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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트래커·기후솔루션, 가스발전 기저부하화 경고 보고서
▲2°C 미만 시나리오에서 CCS를 갖추지 못한 가스발전소의 비용 최적화 퇴출 계획 및 잠재적 좌초자산 위험 추산 ⓒ기후솔루션
▲2°C 미만 시나리오에서 CCS를 갖추지 못한 가스발전소의 비용 최적화 퇴출 계획 및 잠재적 좌초자산 위험 추산 ⓒ기후솔루션

[이투뉴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한전 발전자회사들의 노후석탄화력을 대거 LNG복합화력으로 대체 건설할 경우 기존 가스발전소를 포함한 이들 설비의 좌초자산화로 2060년까지 74조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을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가스발전 대체건설과 기저부하화가 과연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금융 싱크탱크인 카본트래커 이니셔티브(Carbon Tracker Initiative)와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은 국내 기존 및 신규 예정 가스발전소 투자의 재무적·경제적 타당성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가스발전, 위험한 전환'으로 명명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발전공기업들이 계획대로 9차 전력계획에서 노후석탄 13.7GW를 폐쇄하고 이를 가스발전으로 대체하면 2060년 600억달러(한화 약 74조원)의 좌초자산이 발생한다.

가스발전소 수명을 40년으로 전제하고 국제에너지기구(IEA) 2°C 미만 시나리오(B2DS)에 따라 탄소 포집∙저장(CCS) 장치를 갖추지 못한 설비는 2050년 퇴출된다는 가정에 따라서다.

실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가스발전보다 균등화 발전비용(LCOE) 측면에서 더 경쟁력이 높거나 향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형 태양광과 해상풍력, 육상풍력 LCOE가 이미 신규 가스발전보다 저렴하며,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형 태양광의 LCOE도 오는 2028년께 신규 가스발전을 추월할 전망이다.

또 장기한계비용(LRMC. Long-Run Marginal Cost) 측면에서도 대형 태양광은 2023년, 해상풍력은 2024년, 육상풍력은 2025년, ESS 태양광은 2040년께 각각 가스발전보다 단가 경쟁력이 우수하다. 

보고서는 "한국은 9차 전력계획에서 폐쇄 예정 노후석탄화력 중 상당 부분을 가스발전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경제성 측면에서도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가동중인 가스발전소만으로도 적잖은 좌초자산 발생이 우려된다는 관측이다. 카본트래커 이니셔티브와 기후솔루션이 같은 관점에서 접근해 추정한 신규 가스발전 배제 좌초비용은 2060년 약 37조원(300억달러)이다.

보고서는 "2°C 미만 상승 시나리오를 준수하려면 운영 중 및 건설 예정 가스발전소도 2050년까지 퇴출되어야 한다"면서 "한국은 2060년 이후에도 가스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며, 이는 2050년 넷-제로 배출을 달성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 공약과 정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발전자회사 및 민간사 영업 흐름 비교
▲발전자회사 및 민간사 영업 흐름 비교

가스발전의 좌초비용이 이처럼 높게 추정되는 이유는 과도한 보상 탓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한전이 발전자회사의 주요 발전설비 총괄원가회수를 보장하고, 첨두부하를 확보하기 위해 과다한 용량요금(CP)을 지급하고 있다고 봤다.

현행 CP는 MW당 약 8~9달러 수준인데, 이는 민자발전사(IPP) 대비 노후화한 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자회사에 더 유리하다. 현행 발전자회사 평균 설비이용률은 29%, 민간발전사 이용률은 51%이다.

이런 이유로 발전자회사 가스발전소는 민자사 발전소보다 영업현금흐름이 높다. 발전자회사 가스발전소 평균 영업현금흐름은 MWh당 154달러이며, 민자발전사평균 영업현금흐름은 69달러로 2배에 달한다. 또 발전자회사는 총괄원가를 보상하지만 민자사는 최근 건설한 GS동해전력(석탄)만 여기에 해당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 발전자회사와 일부 민자 석탄을 대상으로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는 발전기의 원가와 이윤을 보장하는 정책으로 사실상 발전자회사의 영업현금흐름이 보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발전자회사가 소유한 가스발전소의 현금흐름이 원가와 이윤을 합산한 기준액에 미달하는 경우 자사 석탄화력에 배정된 시장정산금을 조정해 적자를 보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한전이 자사 자본과 변동비를 최적화 할 동기는 크게 줄어들고 결국 전기소비자에 손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본 트래커 전력사업 부문 책임 연구원이자 보고서 공동 저자인 맷 그레이는 “한국이 화석연료발전설비에 과도한 보조금을 주는 왜곡된 전력시장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그 비효율로 인한 손실이 전기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가스복합발전에 대한 과도한 보상 및 신규 가스복합발전소 건설은 한전에게도 재무적 부담”이라고 했다.

한가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재생에너지의 지속적인 가격 하락과 가스발전의 높은 가격 때문에 가스발전은 기저발전보다는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처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면서 “한전 자회사 등이 가스발전소를 건설하려는 것은 총괄원가보상제와 CP 등이 있기 때문인데, 이런 제도를 유지하고 현재 계획대로 9차 전력수급계획에 가스발전소를 대거 반영하는 것은 한전의 적자, 더 나아가 국민들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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