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3천억원 투자 린데그룹과 수소밸류체인 구축
수소충전 인프라 전국으로 확대…탄소섬유와 투트랙 투자

▲울산 경동 수소충전소
▲울산 경동수소충전소

[이투뉴스] 효성(회장 조현준)이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오는 2022년까지 수소차 10만대를 충전할 수 있는 연산 1만3000톤 규모 세계 최대 액화수소공장을 건립한다. 지난해 대규모 탄소섬유 투자에 이어 수소경제를 미래성장 동력으로 지목한 것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28일 서울 마포 본사에서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과 이런 내용이 포함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효성그룹이 보유한 울산 용연공장 약 3만㎡ 부지에 내년 1분기 착공할 예정이다.

효성의 액화수소사업 진출은 경제성을 두루 고려한 포석이다. 수소는 영하 253℃에서 액체화되는데, 액화 수소는 기체 수소 대비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저장과 운송이 용이하다. 기체 수소의 경우 탱크로리 1개당 250kg를 운송하지만 액화수소는 14배인 3500kg까지 가능하다. 또 고압 기체 수소에 비해 저압이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충전소 운영효율도 우수하다. 액화수소 충전이 도입되면 현재 승용차 1대당(5kg 기준) 소요되는 12분을 약 3분으로 줄일 수 있다. 고용량 충전이 필요한 수소버스나 수소트럭 등 대형차(25kg)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액화 수소는 저장용기 부피를 줄일 수 있어 기체수소 충전소의 30% 부지에도 건립이 가능하다.

수소생산은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에 린데의 수소액화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액화시키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린데는 고압 기체 상태인 수소를 액화시키는 분야에서 최고 수준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사는 공장 완공시점에 맞춰 액화수소 충전인프라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주요 거점지역 50곳에 충전소를 신설하고, 인프라가 깔린 기존 시설 70여곳에 충전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효성중공업은 2000년부터 CNG 충전시스템 사업에 진출해 2008년부터 수소 충전소 보급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전국 15곳에 수소충전소를 신설하는 등 국내 시장점유율 40%로 1위다.

조현준 회장은 협약식에서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면서 "효성이 추진하는 액화수소 사업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은 “린데그룹은 미국과 유럽에서 30년 전부터 액화수소를 생산해 사용해 오고 있고, 최근에 모빌리티 분야에서 액화수소 충전소를 비롯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오고 있다"면서 "효성의 국내에서 축적해온 경험과 린데의 선진 기술이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초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수소충전소 1200개소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효성은 작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 탄소섬유공장에서 열린 투자협약식에서 전북 전주에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톤 탄소섬유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인 ‘꿈의 첨단소재’이다. 수소차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이기도 하다. 효성은 2011년 국내 기업 최초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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