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너지공사 단체협약 체결…노사 "한 마음으로 동행할 것"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시절맺은 협약 기한만료 문제 해소

▲서울에너지공사 노사가 창립 3년여 만에 단체협약을 체결한 후 손하트를 그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진석 노동이사, 박형식 노조위원장, 김중식 사장, 김영남 감사.
▲서울에너지공사 노사가 창립 3년여 만에 단체협약을 체결한 후 손하트를 그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진석 노동이사, 박형식 노조위원장, 김중식 사장, 김영남 감사.

[이투뉴스] 서울에너지공사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공사 출범 이후 3년이 넘도록 해결하지 못했던 단체협약이 아무런 분쟁 없이 체결됐기 때문이다. 노사는 이번 단체협약을 계기로 앞으로 한 마음, 한 뜻으로 공사 발전에 힘을 모은다는 각오다.

서울에너지공사(사장 김중식)와 서울에너지공사 노동조합(위원장 박형식)은 11일 목동본사 대회의실에서 단체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시절인 2015년 12월 마지막으로 체결했던 때에 비하면 5년 만에, 공사 출범을 기준으로는 3년여 만에 단체협약을 갱신했다.

당초 서울에너지공사는 2016년 출범 이후 노사가 나서 단체협약 체결에 힘을 기울였다.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시절 체결했던 협약 시효가 2017년 말에 만료될 것을 감안해서다. 사업단에서 공사로 바뀌면서 단체협약 승계는 이뤄졌지만, 최대 에너지전담 지방공사에 어울리는 새로운 단체협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노사 양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공사 전환에 따른 임금과 복지 개선을 기대했던 직원들의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력직원 채용 및 일부 직원의 부당채용 등의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상황이 더욱 꼬였다. 이런 이유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3차례의 본교섭과 11차례의 실무교섭이 이뤄졌으나 완전한 합의에 이루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후  서울시 노사정협의회는 물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까지 실시했으나 이마저 도움을 주지 못했다.

노사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 것은 올 3월 김중식 2대 사장이 취임하면서다. 김 사장은 단체협약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단체교섭 재개를 지시, 4차례에 걸친 실무교섭을 진행하도록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핵심쟁점 조항에 대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해 교섭이 지연지기도 했다.

서울에너지공사 노사는 오랫동안의 불신이 종종 앞을 가로막았지만 대화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노사는 지속적인 교섭을 통해 지난달 말 단체협약안에 잠정합의했다. 이어 이달 7일 노조는 대의원대회를 열어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통해 만장일치로 가결, 경영진과 노조 집행부에 힘을 실어줬다.

출범 3년이 넘어서야 서울에너지공사 단체협약이 체결된 것은 경영진과 노조가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노사관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사의 밝은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기 때문. 김중식 사장과 박형식 노조위원장의 중간매개체 역할도 큰 힘이 됐다는 전언이다.

김중식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은 협약 체결식에서 “그동안 노사가 마음을 열지 못하고 말도 못하면서 얼마나 응어리가 지고, 아픔의 시간을 겪었겠느냐”며 노조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앞으로 어렵고 힘든 일을 서로 보듬어 준다면 노사관계가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식 노조위원장 역시 “32개월 동안 못하다가 신임 사장 취임 2달도 안돼서 협약이 체결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오늘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앞으로 노사관계 회복 뿐 아니라 상생으로 갈 수 있도록 노사가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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