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지속성장 키워드는 ‘미래 & 디지털’

앞으로 5년이 변곡점 협회가 혁신과 어젠다 선도할 터

권역별 대표자실무진 회의체 구성해 실효적 로드맵 수립

[이투뉴스] “모든 업계가 어렵지만 도시가스업계는 구조적으로 성장이 한계에 봉착돼 있다고 본다. 산업 자체만보면 완전 정체기인데다 도시가스산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곱지 않다. 지역독점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존재한다. 사실상 도시가스업계가 처한 상황은 내우외환과 사면초가인 셈이다. 앞으로 5년 뒤를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하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그런 만큼 전국 33개 도시가스사의 구심체인 협회의 수장을 맡아 어깨가 무겁지 않을 수 없다

15대 회장에 선출돼 앞으로 3년간 한국도시가스협회를 이끌어가게 된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회장은 앞으로 5년이 절대절명의 전환점이며 변곡점이라면서 이 시기를 제대로 넘기지 못한다면 국민연료라는 말이 무색해 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협회가 소극적이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송 회장은 창립된 지 36년이 지나는 동안의 협회 역할과 향후 5년 뒤의 역할은 전혀 다르다고 강조하고 도시가스산업의 향후 키워드를 미래디지털로 요약했다.

지속성장과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과학적 안전관리 등 모든 게 디지털이다. 또 도시가스산업의 지속성장을 꾀하기 위해서는 관련업계는 물론이고 정부, 국회 등 각계각층과 미래라는 키워드를 통해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그러나 여건은 녹록치 않다. 33개 회원사가 대기업 계열사와 개별기업, 수도권과 지방권 등 처한 상황이 제각각이다보니 어젠다가 다르다. 그만큼 소통의 밸런스가 쉽지 않다. 회원사가 회비를 내는 코스트만큼 성과가 충족되지 못해 협회의 행보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쉽지 않은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협회 회장직을 수락한 의중을 묻자 그는 뒷짐 지고 무게만 잡으려 했다면 아예 얘기를 꺼내지도 안했다면서 남다른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도시가스사 경영을 비롯해 에너지업계에 몸담은 지 벌써 20년이다. 개인적으로도 국제가스연맹 부회장직을 맡았었는데 숙제를 다 하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린다. 업계에 대한 죄송함도 더해져 미력하나마 도시가스산업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의지로 회장직을 맡았다

도시가스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혁신을 선도하는 협회를 만들겠다는 송 회장은 협회가 전국 33개 회원사의 공통적 어젠다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도시가스사업은 지구 온난화 및 국내외 경기침체, LNG직수입 제도 개선, 셰일가스 등 성장의 한계를 위협하는 변수들이 존재한다. 구심체인 협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실행력 강화, 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보를 통한 소통의 강화, 전문인력과 위원회 운영을 통한 전문성 강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이 절실하다. 회원사의 수익개선 사업, IOT 4차 산업기술과 안전관리 기술의 접목, 신수요 창출 및 마케팅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송 회장은 내부 소통 강화를 위해 권역별 회의체를 신설하고, 회원사 전담원제를 활성화하는 한편 마케팅위원회, 안전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산하 3개 위원회 활동을 강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 등 권역별로 회의체를 구성하는 것은 총회나 이사회 등 제한적 모임을 통해서는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지방권 도시가스사에서 그동안 수도권 협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해 아닌 오해가 있는 만큼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소통의 창구를 확대하는 조치다. 권역별 회의체는 각 도시가스사 대표 모임과 실무책임을 맡고 있는 임원진 모임 등 투트랙으로 구성돼 구체적인 지속성장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송 회장은 또 협회 산하에 기존 마케팅위원회, 안전위원회, 운영위원회를 운용해온데 더해 올해 CS위원회를 만들 계획이다. 소비자의 눈높이와 변화된 서비스 패러다임 변화에 부응하겠다는 포석이다. 외부전문가를 포함해 미래라는 담론을 담는 별도의 기구를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컨버전스 시대에 맞는 업역 확대 절실

실무적으로 액션 플랜을 위한 송 회장의 행보도 바쁘다. 이미 도시가스사 대표 33명과 각 위원회 위원 등 모두 104명을 대상으로 전수 설문조사를 벌였다. 협회에 대한 인식과 도시가스산업의 현주소, 미래 비전 등 냉정한 자기 성적표를 바탕으로 향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검증이다.

외부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스스로 앞장서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도시가스사업 성장이 회원사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 국회, 유관기관 및 언론 등 각계각층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회원사 권익보호와 도시가스산업 발전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외부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관계 강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정부, 국회와의 소통에 왕도가 있겠는가. 국정감사 등 현안이 발생했을 때만 급하게 찾아서는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없다. 국회가 구성되는 대로 앞장서서 뛰겠다. 정말 많이 뛰어다니겠다는 각오다

성장이 한계에 달한 만큼 도시가스산업에 비전이 있느냐고 묻자 주변에서 대다수가 낙관적으로 전망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천연가스의 중요성과 잠재력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도시가스산업의 위기론을 말한 것은 재도약을 위해 고민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천연가스는 궁극적으로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로 가는 길목의 브릿지 연료다. 천연가스 위상은 앞으로도 강화될 게 분명하다

다만 의지만 갖고 되지 않다는 점에서 고민이 크다면서 도시가스뿐만 아니라 수소 경제 등 컨버전스 시대에 맞는 업역 확대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낡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일례로 분산전원 정책을 들었다. 정부가 수립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분산에너지 비중을 201712%에서 204030%로 확대한다고 했으나 현장에서는 제대로 진척되는 게 없다는 지적이다. 가스냉방, 자가열병합, 연료전지 등 분산형·참여형 에너지시대에 걸 맞는 도시가스 기반 분산전원의 역할 증대를 위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소경제에 대한 도시가스의 역할도 다르지 않다. 정부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40년까지 수소차 290만대, 연료전지 10.1GW 보급을 목표로 잡았는데 그린수소는 기술적, 경제성의 한계로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으로 천연가스 기반의 개질 수소인 그레이수소가 현실적 대안이다. 따라서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기존에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도시가스사업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6월말에 12일로 사장단 워크숍을 열어 도시가스사 대표 및 임원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와 분석을 공유할 예정이라면서, 이를 통해 도시가스산업의 지속성장을 꾀할 수 있는 실효적인 로드맵의 단초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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