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 미세먼지 저감…기상영향 33.9%, 정책·국외·기타는 22%
계절관리제 시행이 ‘고농도 미세먼지 완화’에 긍정적 효과 확인

[이투뉴스] 작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동절기 미세먼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개선된 것은 동풍과 많은 강우량 등 날씨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더불어 코로나19를 비롯한 기타영향과 계절관리제 시행 등 정책효과, 국외영향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추진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의 효과 분석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미세먼지 고농도 예상시기(12∼3월)에 미세먼지 발생의 강도와 빈도를 완화하기 위해 평소보다 강화된 배출규제를 적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국가기후환경회의의 국민정책제안을 토대로 11월에 열린 3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에서 계절관리제 첫 도입을 결정했고, 석탄화력발전 가동중단 및 상한제약 시행 등 28개 이행과제를 선정해 추진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계절관리기간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전년 동기대비 27%(33→24㎍/㎥) 개선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계절관리제 통해 2만2000톤 감축
계절관리제 정책효과를 비롯해 기상영향 등 계절관리제 기간 초미세먼지 개선의 원인을 종합 분석한 결과 먼저 계절관리제를 통해 국내 초미세먼지 배출량을 최대 2만2000톤 가량 감축한 것으로 추정했다. 4개월간 국내 배출량의 19.5%를 줄인 것으로, 당초 국가기후환경회의 제안한 감축목표 20%에 근접한 수준이다.

계절관리제 기간 물질별 감축량은 초미세먼지(PM2.5) 직접배출 5600톤, 간접배출물질인 황산화물(SOx) 3만4000톤, 질소산화물(NOx) 5만8000톤,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1만9000톤으로 추정됐다. 계절관리제 도입이 미세먼지 나쁨 일수, 일평균 농도 등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을 확인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고농도 빈도 측면에서 계절관리제 시행으로 나쁨 일수(36㎍/㎥ 이상)가 충남(최대) 9일, 전남 4일, 서울 2일, 전국 평균 2일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고농도 강도 측면에서 계절관리제 시행으로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를 최대 세종 7.5㎍/㎥, 서울 6.8㎍/㎥, 충남 6.2㎍/㎥, 제주(최소) 2.8㎍/㎥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평균농도 개선효과(모델링)는 계절관리제 전반기(2019년 12월∼2020년 1월)에 1.4㎍/㎥, 후반기(2020년 2∼3월)에 2.5㎍/㎥로 나타났으며, 기간평균 1.9㎍/㎥를 줄여 전체 감소량 8.9㎍/㎥ 중 22%의 기여율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계절관리제 시행효과는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여, 석탄발전소와 제철소 등 산업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충남·전남·경북지역에 효과가 집중됐다.

▲계절관리제 기간 영향요소별 국내 초미세먼지 평균농도 개선기여율(%)
▲계절관리제 기간 영향요소별 국내 초미세먼지 평균농도 개선기여율(%)

◆외부요인 모델링 결과도 공개
국내 정책효과 외에 외부요인의 영향도 컸다. 무엇보다 계절관리기간 기상여건이 동풍일수(7→22일)와 강수량(111→206mm) 증가 등으로 초미세먼지 개선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영향이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를 무려 3.0㎍/㎥(기여율 33.9%) 저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기상요인이 미세먼지 저감의 최대 공신이 된 셈이다.

중국의 미세먼지 감축대책, 코로나19, 국내의 따뜻했던 겨울날씨 등도 영향을 미쳤다. 우선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3대 중점지역(베이징, 텐진, 허베이)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계절관리제와 유사한 추동계대책을 추진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교통량 감소 등 경제활동이 위축됐고, 이에 따라 예년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량이 감소한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배출량 감소치를 정확하게 수치적으로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추동계대책과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모델링을 실시한 결과 국내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를 1.1∼2.8㎍/㎥(평균 기여율 22%) 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따뜻했던 겨울날씨와 코로나19도 추가적인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에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계절관리기간 국내 평균기온이 평년에 비해 2.4℃ 높았고, 이에 따라 난방수요 감소 등이 미세먼지 배출량 저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2, 3월 고속도로 통행량이 10%, 항공 이용객수가 90%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환경부는 종합적으로 볼 때 계절관리제가 당초 정책목표대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의 빈도와 강도 완화에 큰 효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상 및 코로나19 등 외부요인의 영향이 적었던 전반기(12∼1월) 정책 기여율이 34%(△1.4㎍/㎥)로, 후반기(2∼3월) 기여율 18%(△2.5㎍/㎥)보다 높았다.

아울러 계절관리제 시행, 코로나19 영향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대폭 줄이면 미세먼지 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계절관리제 후반기에 집중된 기상영향은 역설적으로 기상요인이 언제든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만큼 보다 강력한 계절관리제 추진으로 정책효과를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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