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올해 태양광 90GW 전년대비 15% 감소 전망
코로나19 여파 최대 투자국 美·中만이 초과 달성

[이투뉴스]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글로벌 재생에너지 보급량이 올해 처음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개발과 보급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여러나라에서 보이고 있는 보급 정체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설치량이 지난해 기록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전년 대비 성장이 꺾이는 것은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차원의 태양광 및 풍력 설치가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빗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IEA는 재생에너지 자재와 제품공급망 생산 및 운송 지연,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재정 지원 어려움 등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이 이전에 비해 더 어려워진 점을 이유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IEA는 태양광 신규 설치량이 지난해 110GW에서 15% 줄어든 90GW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태양광시장은 내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나 2019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2020~2021년 세계 육상풍력시장 또한 종전 예상치보다 더 부진한 성적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태양광산업보다 회복이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IEA는 “많은 글로벌 재생에너지 경매와 입찰이 연기된 것은 물론 무기한으로 중단된 사례들도 있는 등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으며, 투자자들과 재정 부문에서도 위험요소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산업계에서는 IEA 전망치가 너무 보수적이라는 인식도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러한 수치가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회복력’ 주목 

코로나19 팬데믹이 여전한 가운데 대체로 재생에너지시장은 다른 에너지시장에 비해 탄력성과 회복력이 나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 보조금 삭감 소식과 무역분쟁에 따른 공급망 변경 등으로 인해 재생에너지산업이 사전에 어느정도 위기 상황에 미리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이 여타 에너지산업에 비해 나은 형편이 됐다는 분석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혼란이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재생에너지를 다른 에너지에 비해 더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하면서다. 

IEA는 “일단 가동하면 장기 발전구매계약을 맺고 있는 재생에너지 사업은 안정적인 이윤을 투자자들에게 가져다 준다”며 “또한 재생에너지는 연료가격 변동성이나 미래 전력가로부터 구매자들을 보호해준다”고 강조했다. 

변수도 있다. 국제 유가가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가격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IEA 파티 바이롤 사무총장은 “여러 국가들이 신규 풍력터빈과 태양광발전소를 계속 짓고 있지만 그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되기 전부터 세계는 에너지와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배치에 가속도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투자 속도전 

20년만에 재생에너지 설치량이 감소함에도 불구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투자국인 미국과 중국은 올해 지난해보다 초과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유럽에서는 신규 설치량이 3분의 1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발병과 관련된 도매 전력가 추락이 재생에너지 이윤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콘월 인사이트(Cornwall Insight)가 발표한 영국시장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태양광과 육상풍력 발전단가는 올 봄 MWh당 20유로 이하로 떨어졌다. 

한편 중국이 올해 말부터 재생에너지 보조금 지원을 삭감하고, 미국도 세금공제 지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어 개발사업자들이 사업 완공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양국에서는 완공 시기에 대한 유연함을 허용하고 있어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미뤄진 사업들도 허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에서는 세금공제 삭감안에 대한 대책들이 계속해서 논의되고 있어, 세계 회계법인 EY의 재생에너지 국가 매력지수에서 미국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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