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원전까지 닥친 코로나19 영향 
[칼럼] 원전까지 닥친 코로나19 영향 
  • 노동석
  • 승인 2020.06.01 09: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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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석 미래에너지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동석 미래에너지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동석
미래에너지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투뉴스 칼럼 / 노동석] 지나고 알게 됐다. ‘전력계통 초유의 원전 출력 감발’ 말이다(본보 5월 18일자). “명절 때는 원전도 감발했다” 이 분야 고수님의 경험담이다. 그렇지만 이번의 감발은 양상이 과거와 다르다. 전력공급 과잉이 예상되어 대비한 것이든 아니면 테스트를 해본 것이든. 사회적 격리 조치가 완화되기 시작한 4월말부터 5월초까지 황금연휴의 한복판이었던 일요일(5/3), 전력당국은 신고리 3,4호기의 출력을 20%(60만kW) 줄여서 운전하게 했다. 수급균형 유지(balancing) 때문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전력은 실시간 수요와 공급이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 때로는 공급과잉이 정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원전 감발이 일어난 이유와 문제점은 무엇인가. 

먼저 원인부터. 코로나19 사태에 의한 경기침체로 전력수요가 대폭 감소했다. 수급을 논의할 때 평균값은 별 의미가 없지만, 4월 1일부터 5월22일 기간 중 일일 최대전력은 전년대비 평균 5.6%가 감소했다. 52일 중 최대전력이 가장 낮았던 날은 5월 2일의 5278만kW였다. 참고로 우리의 설비용량은 1만2589만kW다. 

두 번째, 우리는 발전설비 중 경직적・간헐성 전원을 수요에 비해 많이 가지고 있다. 원전과 석탄용량이 합쳐서 6000만kW다. 간헐성 전원인 태양광, 풍력용량은 1200만kW다. 최대전력과 비교해 보시라. 정비와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가동중지 중인 2000만kW를 고려해도 부담되는 용량이다. 대강만 계산해 보아도 전력계통 운영자가 긴장할 만하다. 과거 수급계획에서는 최소수요와 중간수요를 고려하여 원자력과 석탄용량을 결정했고 계통운영에 무리가 없었다. 그런데 몇 년 사이에 재생에너지 용량이 급증해 버렸다.  

세 번째, 재생에너지의 포트폴리오도 문제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설비는 대략 수력이 50%, 그리고 나머지 50%를 태양광과 풍력이 반분하여 차지한다. 우리는 1400만kW의 재생에너지 중 1100만kW가 태양광이다. 수력 200만kW, 풍력은 100만kW가 조금 넘는다. 태양광 편중이 지나치다. 과장하여 말하면 해가 뜨고 질 때까지 백업설비의 출력을 1000만kW 줄였다가 늘였다가를 반복해야 한다. 태양광과 풍력이 적절하게 배분되어 있으면 출력 증감발 문제는 훨씬 완화되었을 것이다. 태양광에 집중한 결과 매일 매일이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이 정도라면 그래도 버틸만하다. 8차계획에서는 발전비중 20%를 달성하기 위해서 2030년까지 태양광 3370만kW, 풍력 1770만kW를 계획했다. 백업설비 용량과 밸런싱을 위한 운전예비력을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지 알고 계획을 수립했는지 모르겠다. 이러니 앞으로 수십년 더 쓸 수 있는 원전, 석탄설비를 없애고 가스발전소를 새로 짓겠다는 계획이 수립된 거 아닌가. 미완이지만 9차 계획에서는 2034년까지 재생에너지설비를 7800만kW(발전비중 26%)로 더욱 확대한단다. 수급계획 위원들이 강심장인지 아니면 미래에 일어날 일이니 나는 모르겠다는 무책임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것은 원전 출력의 증감발에 따른 사고 위험이다. 그렇다고 원자로가 폭발한다는 말이 아니다. 증감발이 가능하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다. 브레이크를 자주 밟는 자동차는 불안하기 마련이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해도 증감발이 상시화되었을 때 실수가 없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을까. 이런 이유로 과거 에너지전문가, 특히 반전원 운동가들은 원전 증감발에 적극 반대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증감발이 된다고 원전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 였지만. 상황이 바뀌다 보니 반원전을 주장하던 전문가조차 이제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무슨 말인지 기가 막히다. 

두 번째, 공급초과가 예상되면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밸런싱을 위해 재생에너지 출력을 줄여서(curtailment) 수급을 맞추는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는 원전 출력까지 줄여서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주는 것 같다. 이유는 무엇인가. 한수원이 공기업이기 때문인가.
세 번째, 전력시장운영규칙에는 제약비발전에 대한 정산방식이 규정되어 있다. 원전 감발에 대해 정산은 했을까. 아니면 이런 상황은 제약비발전 규칙을 적용하면 안 되는 것인가. 원전의 제약비발전은 소비자에게 어느 정도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일까.

어차피 올 것이었지만 코로나19가 재촉했다. 너무 빨리 도착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의 재생에너지 확대도 주춤거리게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수력비중이 낮고 국가간에 전력계통이 연계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한계가 있고, 계통운영 비용도 월등하게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 다수 연구의 결론이다. 차제에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조절도 하고, 탈원전도 재고하는 것은 어떨까. 코로나19를 구실로 덮고 넘어가는 문제들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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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of tom 2020-06-01 17:30:15
무엇인지 참신한 말씀이 아니라, 결론은 탈원전 재고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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