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석유공사를 현재보다 5배는 키워야 한다고 지적함에 따라 곧바로 석유공사의 몸집을 불리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 마련에 나섰다.


현재 법정 자본금이 10조원인 석유공사는 일반기업으로는 작지 않은 규모지만 세계 석유기업 가운데는 98위. 100위권에 겨우 턱걸이 하는 정도다. 세계 석유 메이저와는 우열을 다툰다는 표현을 쓰기조차 민망한 정도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해외자원 개발사업에서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석유공사 몸집불리기를 천명하고, 유ㆍ가스전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한승수 국무총리가 중앙아시아 순방을 통해 유ㆍ가스전과 더불어 우라늄, 구리 등 국내 자주개발률이 저조한 6대 전략광종 중심의 해외광물자원 확보 사업을 펼치는 등 광물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석유공사의 몸집불리기를 통한 해외 유ㆍ가스전 육성 지원과는 달리 모든 산업체의 원자재가 되는 광물자원을 전담하는 광업진흥공사에 대한 육성책은 전무하다.


법정자본금으로 비교해 봐도 석유공사가 10조원인 반면 광진공은 현재 법정자본금 6000억원이 전부다. 자본금 6000억원으로 세계 메이저 기업과 경쟁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으로 2조원까지 확대할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이 또한 녹록치 않은 것 같다.


특히 정부는 그나마 국내에 부존해 있는 광물자원에 대한 지원사업 자체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몰아가며 오히려 사업을 축소시키는 듯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국내사업 폐지에 대해서 확정된 것이 없다고 변론하고 있지만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발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 기술의 근간이 되는 국내사업을 폐지한다는 것은 에너지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국내자원개발 사업을 단순히 수익사업으로 접근하면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자원은 인류의 생활과 경제활동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는 자원으로 석유ㆍ석탄ㆍ천연가스ㆍ우라늄 등의 지하자원과 태양에너지ㆍ지열ㆍ수열ㆍ수력ㆍ조력 등 지구의 자연력과 신탄(薪炭) 등을 포함한 재생자원으로 구분된다고 백과사전에 표기돼 있다.


백과사전에서도 나와 있듯이 자원 석탄 및 광물도 명백히 현재 우리나라가 확보해야 될 자원 중 하나임을 잊고 있는 것이 아닌가.


특히 최근과 같이 원자재의 가격 폭등은 광물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광진공도 석유공사와 같은 국내 에너지 자원을 담당하는 중추적인 기관임이 분명하다. 해외 메이저 광물개발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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