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조정계수 아닌 ‘별도재원’ 형태로 9월부터 시행
첫해 회사별 교차수익 30% 재원 조성 후 단계적 확대

[이투뉴스] 그동안 연간 100억원에 달하는 도시가스회사별 수익편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두고 논쟁이 뜨겁던 서울시의 도시가스요금 책정시스템이 드디어 해결책을 찾았다. 권역 내 5개 도시가스사의 총괄원가방식으로 공급비용을 산정해 요금을 책정해오던 시스템을 개편해 별도재원을 마련하는 형태로 수익편차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서울시 권역은 서울도시가스, 코원에너지서비스, 예스코, 대륜이엔에스, 귀뚜라미에너지 등 5개 회사가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들 5사의 공급비용을 총평균한 단일요금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공급비용이 높은 회사의 비용으로 공급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회사가 적정원가 이상의 수익을 얻는 교차보조가 빚어지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용도별 요금에서 도시가스사의 평균 소매마진과 인정공급비용 간 차이가 발생하다보니 어떤 회사는 원가를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는 반면, 다른 회사는 경영적인 성과와는 무관하게 초과이윤을 얻기 때문이다. 그 수익편차가 연간 1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요금 결정방식을 보완하는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진 이유다.

시스템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공유한 서울시는 도시가스사 간 수익 불균형을 개선하고 건전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도시가스 소매공급비용 개선방안 용역을 진행했다. 여기서 논의된 방안이 추가 수익분에 대한 기금 조성, 회사별 공급환경을 고려한 조정계수 도입, 추가 수익분의 별도재원 조성이다.

그러나 기금조성의 경우 행정적으로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는데다 근원적으로 교차보조에 따른 수익편차가 해소되지 않으며, 조정계수 도입은 지역별 요금 차등화가 야기된다는 점에서 소비자 민원이 불가피해 요금 승인권자인 지자체로서는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소비자 민원을 야기하지 않으면서 교차보조로 인한 수익편차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별도재원방안에 무게가 실렸다.

관건은 제도개선의 전제조건인 도시가스 5사의 합의다. 회사마다 이해득실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도시가스 5사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합의에 이른다는 게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도시가스사 팀장급 실무진 회의에 이어 임원급 모임과 사장단 모임까지 가지면서 어렵게 별도재원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고, 이를 통해 공급권역 별 도시가스요금 차등 없이 회사별 수익편차를 일부나마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경영효율화로 비용 절감이 가능한 비용은 현재의 총평균방식을 유지하고 비용절감이 어려운 배관투자비, 제세공과금 등에 대해서 적정원가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첫해에는 교차수익의 30%별도재원으로 마련한다는 게 골자다.

별도재원을 통한 시스템 개선은 권역 내 5개 도시가스회사가 별도의 용역을 통해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한 후 91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시가스 고객센터 종사자 인건비 5.97% 인상

한편 서울시는 1일부터 도시가스공급비용을 판매열량(MJ, 메가줄)0.074원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2017년 이후 3년만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가계경제를 고려해 가스요금 인상요인을 최대한 억제한 결과라는 게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공급권역 5개 도시가스회사의 총괄원가는 전년대비 1.64% 감소했으나 올 상반기 기온상승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판매량이 전년대비 4.4%나 줄어들면서 공급비용 단가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도시가스 요금은 원료비와 한국가스공사의 공급비용을 더한 도매요금에 지역별 도시가스사업자의 소매 공급비용을 합산해 최종 결정된다. 이에 따라 도시가스회사의 공급비용은 인상됐으나 최근 유가하락에 따른 천연가스 원료비 인하로 전체 소비자 요금은 12.6% 인하됐다.

이와 함께 도시가스회사 산하 고객센터에서 검침업무 등 대민서비스를 담당하는 고객센터 종사자의 인건비는 전년대비 5.97% 인상됐다. 고객센터 검침·점검원의 인건비는 통상임금 기준으로 2020년 서울시 생활임금(시급 1523) 보다 높은 시급 1754원으로 책정했다. 서울시 생활임금 이상으로 오른 것으로, 검침·점검원의 처우개선을 통해 대민서비스 수준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김호성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도시가스회사의 공급비용을 인상하는 만큼 이번 공급비용 인상이 도시가스사 서비스 수준 향상과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투자로 이어지도록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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