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용후 핵연료 관리정책 산으로 가나
[사설] 사용후 핵연료 관리정책 산으로 가나
  • 이재욱 기자
  • 승인 2020.07.0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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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우여곡절 끝에 작년 5월 출범한 사용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의 정정화 위원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뜨거운 감자와 같은 사용후 핵연료 처리방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또 다시 큰 벽에 부딪혔다. 정부는 정위원장의 사퇴이후 바로 임시회의를 열어 새 위원장으로 김소영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를 선출했으나 전도는 결코 밝지 않다.

정 전 위원장은 사퇴 기자회견문에서 탈핵시민사회계의 참여와 소통을 위해 나름대로 애써왔지만 산업부에 대한 불신의 벽을 극복하지 못했고, 박근혜 정부에 이어 또 다시 ‘반쪽 공론화’로 ‘재검토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위원회를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민사회계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해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의견수렴이 어려워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덧붙였다.

사용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가 발족한 것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마련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기본계획’이 문제가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를 다시 들여다보자는 차원에서였다.  이 계획은 2029년까지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남은 고준위 핵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를 처리하기 위해 2029년까지 영구 처분장 부지를 선정하고 2036년까지 중간 저장시설, 2053년까지 영구처분장을 건설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작년 의견수렴 과정이 부족했다며 사실상 앞서의 관리기본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원전업계와 시민단체 및 이해당사자인 관련지역 주민을 배제한 채 변호사와 대학교수 등 중립적인 인사 15명으로 재검토위를 구성했다.

재검토위는 지난해 발족 당시부터 원전 지역 주민까지 배제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절름발이 상태로 첫발짝을 떼었다. 월성원전 등이 모여 있는 경주시 의회를 비롯해 관련 시민 사회단체들은 재검토위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설사 재검토위가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따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 전 위원장의 사퇴는 이런 배경에서 이뤄졌으며 정위원장 스스로도 원전운영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난제 중의 난제가 사용후 핵연료 처리방안인데도 불구하고 산업부가 포화상태인 월성원전의 임시저장시설(맥스터) 확충에만 급급하다는 탈핵진영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같은 현실적 구조를 그대로 놔둔 채 위원장만 새로 선임한다고 해서 재검토위가 순항하리라고 믿는 것은 큰 무리다. 정 전 위원장이 고언한대로 탈핵시민사회계를 포함해 사용후 핵연료와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논의구조로 재설계하고 위원회를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으로 운영해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월성원전 맥스터는 97.6%가 차 있어 2022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등 사용후 핵연료 정책은 사실상 분초를 다투고 있는 사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보다 신중하고 정확한 대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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