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국 대리점 대상 불공정거래 등 실태조사
업종별 거래현실을 반영해 표준대리점 계약서 보급

[이투뉴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가 이달 말일까지 보일러를 비롯해 가구, 도서출판 등 3개 업종을 대상으로 대리점거래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공정위가 전국 1천여개 보일러 대리점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등 실태조사에 나서면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가 전국 1천여개 보일러 대리점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등 실태조사에 나서면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 없음.

이번 실태조사는 업종별로 일반 현황과 함께 전속·비전속, 재판매·위탁판매, 계약주문반품정산 방식, 가격결정구조 등 대리점거래 현황 및 방식을 파악하게 된다. 또한 불공정거래행위 경험, 애로사항 및 개선필요사항 등을 조사한다. 실태조사에서 법 위반 혐의사항이 드러나면 직권조사를 통해 점검시정해 나갈 계획이다.

보일러 부문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신뢰도가 중요한 업종으로 대부분의 대리점 거래가 전속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때 불이익을 가하는 등 판매목표 강제행위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지적되고 있다.

공정위가 이번 실태조사에 나선 것은 대리점거래가 대부분의 업종에서 활용되는 유통방식이나 업종별로 시장 상황, 거래관행 등에 차이가 커 각 업종별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온라인거래, 홈쇼핑 등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유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규제적 접근만으로는 대리점거래가 위축될 우려가 적지 않아 자발적 거래관행 개선 유도를 위한 연성규범 마련을 병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매년 대상 업종을 선정해 업종별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업종의 거래 현실을 반영한 표준대리점 계약서를 보급헤 대리점거래의 상호보완적 발전을 유도하고 있다. 대리점거래 실태조사는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의류, 식음료, 통신, 제약, 자동차판매, 자동차부품 6개 업종에 대해 진행돼 각 업종별 표준대리점계약서를 마련했다.

이번 실태조사의 대상 업종은 가구, 도서출판, 보일러 3개 업종으로, 40개 공급업자와 약 6500개 대리점이다. 대리점 수 추정치와 거래상지위남용 사건 수, 국민신문고 민원 접수 건수, 업종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됐다. 전국적으로 보일러 업종은 7개 공급업자와 약 1000개의 대리점이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태조사는 공급업자와 대리점의 편리하고 쉬운 참여를 위해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대리점 거래 실태조사앱을 다운로드 후 설치하거나, 공정위에서 문자 메시지로 전송하는 링크를 통해 설문에 응답 가능하다. 또한 대리점주들의 생생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방문조사도 병행하며, 방문 희망 의사를 밝힌 대리점을 우선적으로 방문해 진행한다.

특히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대리점의 애로사항과 이에 따른 공급업자의 대리점 지원 현황 및 계획도 파악한다. 이를 통해 공정위는 향후 유사한 위기상황 발생 시 공급업자와 대리점 간 공정한 위험 분담 기준 등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태풍홍수화재방역 등 불가항력의 사유로 인해 대리점이 대금 납입기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지연이자 부과금지 등의 내용을 표준대리점계약서에 반영하겠다는 의도다.

공정위의 이번 실태조사는 대리점거래 현실, 공급업자 및 대리점의 애로사항, 개선 희망사항 등을 면밀히 파악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를 통해 공급업자와 대리점 간 계약의 모범 기준이 되는 표준대리점계약서를 마련해 대리점거래 상 불공정거래 관행의 근절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는 대리점들은 그렇지 않은 대리점에 비해 불공정거래행위 경험 비율이 34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대리점거래 현황, 업종별 특징 등을 분석해 9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불공정한 거래 관행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10월경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제정보급하고, 법 위반 혐의사항은 직권조사를 통해 점검시정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올해 이들 3개 업종외에 가전, 석유유통, 의료기기 업종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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