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앤윈, 핵심기술 '이전 불가' 숨기고 사업 추진
각계 인사 직ㆍ간접 개입 풍력업계 '후폭풍' 우려

네덜란드의 2MW급 풍력발전 기술 일체를 도입해 국산 풍력시장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겠다고 장담했던 한 기업의 약속<관련기사 본지 2월 20일자 참조>이 풍력산업계에 큰 상처만 남긴 채 무효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사업에는 국내 풍력업계는 물론 외교 인사와 국내 정보기관 관계자까지 직ㆍ간접적으로 개입된 것으로 알려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과 함께 국내 풍력업계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

8일 <이투뉴스> 취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월 '2MW 기어리스 풍력발전기 기술이전 협약식'을 갖고 대내외에 풍력기술 국산화를 선언한 윈드앤윈(대표 서동택)은 기술이전 협약사인 하라코산 일본으로부터 핵심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지금껏 이를 숨겨왔다.  

앞서 윈드앤윈은 국내 주요 풍력 관련사인 현대중공업, 동국 S&C, 애드컴텍(現 KM), 정문기계, 한신에너지 등과 기술이전에 대한 MOU를 체결한 후 포항시에 300MW 규모의 실용화단지와 3000억원 규모의 생산공장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하라코산 일본이 인수한 네덜란드 라거웨이사의 최신기술 일체를 이전받게 됐다"는 윈드앤윈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그나마도 막대한 기술료를 지급할 능력이 없어 현재는 협약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서동택 윈드앤윈 사장은 이같은 사실을 관계사나 주변의 핵심 관계자들에게도 철저히 숨기는 한편,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흘려 전직 주일대사관 주재 정보기관 관계자 A씨와 공사참사관 B씨를 '분위기 조성'에 이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이들 인사와의 친분을 공공연히 과시해 온 서 사장은 "A씨와 B씨가 일본 대사관에서 하라코산과 직접 만날 수 있도록 주선했다"거나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하라코산 사장과 라가웨이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맡게 됐고, 이를 계기로 기술이전 조건을 얻었다"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주위로부터 자금 동원에 대한 능력을 의심받자 "수십억원의 자산이 있다", "곧 해외에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등의 거짓말로 일관, 하라코산사와 관계자들의 의심을 증폭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윈드앤윈의 기술도입 자문역을 맡아 온 S씨는 "그쪽과 결별했다. 윈드앤윈은 하라코산사에 기술료를 조금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무효화된) 직접적인 이유는 윈드앤윈에 대한 하라코산사의 신뢰가 무너진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 사장 측은 사업자체가 좌초될 위기에 몰리자 최근 협력사 등 관계사에 "기술이전을 받기로 한 하라코산 XXX 풍력발전기 기술이전 과정에 지적재산권 및 특허권 소지관련 법적 문제 발생의 소지가 우려돼 전면적으로 재검토 중에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도 서 사장은 "자문역을 맡은 S씨가 면밀히 계약관계를 검토하지 않아 차질이 빚어졌다"는 식으로 관계사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애초부터 계약 관계의 헛점을 제대로 알고 있었던 이는 서 사장 본인이었다는 게 핵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결과적으로 서 사장은 실체가 없는 '선진 풍력기술 완전이전 계약'을 미끼로 국내 저명 풍력 전문가와 관련단체, 기관 관계자까지 끌어들여 애초부터 실현이 불가능한 대규모 사업을 벌이려 했다는 정황이 이번 취재로 발각된 셈이다.

평소 서 사장과 친분을 쌓아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과 관련된 기관 관계자분들은 별다른 대가 없이 순수한 의도로 윈드앤윈의 사업을 지원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그분들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이야말로 더할 수 없는 비극"이라며 참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 서동택 윈드앤윈 사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하라코산과 지적재산권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지금은 얘기할 상황이 못 되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한다"며 "어떤 경우든 법을 어겨가며 사업을 강행할 의도는 없으며 완전한 기술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미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