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3차례 개방 실험…바닷물고기 상류이동 등 생태복원 가능성 확인
환경-국토부, 실험결과 바탕으로 연말까지 ‘기수생태계 복원방안’ 마련

[이투뉴스] 낙동강 하굿둑을 한 달 넘게 개방한 결과 고등어, 농어, 청멸치, 전갱이 등 바다나 기수역에 사는 어류가 수문을 통과해 둑 상류까지 올라 온 것을 조사됐다. 하굿둑 건설로 막힌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수역)에 대한 생태복원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 부산광역시(시장 권한대행 변성완), 한국수자원공사(사장 박재현)와 함께 6월 4일부터 1개월 동안 실시한 ‘낙동강 하굿둑 운영 3차 실증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실시한 두 차례 실험(2019년 6월, 9월)이 단기간 개방 영향을 확인하는 목적이었다면 이번 실험은 하굿둑을 장기간 개방했을 때의 염분확산 정도 등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했다. 1, 2차 실험에선 하굿둑을 1시간 이내로 1차례 개방했지만, 이번 3차 실험에선 1∼3시간 동안 12회에 걸쳐 개방했다.

▲낙동강 하굿둑을 열어 바닷물이 밀물구역으로 밀려드는 모습.
▲낙동강 하굿둑을 열어 바닷물이 밀물구역으로 밀려드는 모습.

더불어 이번 실험은 하굿둑 내측 하천수위보다 외측 바다조위가 높아 바닷물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이른바 ‘대조기(밀물이 가장 높을 때)’에 바닷물 유입방식을 가정해 현실과 가까운 실험이 되도록 설계했다.

첫 대조기 기간인 6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수문 1기를 개방(30∼50분)해 모두 258만㎥의 바닷물을 유입시켰다. 유입된 염분은 밀도 차이에 의해 하천바닥으로 가라앉아 상류로 이동했고, 유입 횟수가 반복될수록 하천 저층에서 염분농도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개방기간 중 염분은 최장 11㎞ 지점에서 확인(0.2psu, 6월11일)되는 등 점차 상류로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다가 강우(6월10∼14일) 영향으로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이어 두 번째 대조기인 6월 19일부터 25일까지 7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7회에 걸쳐 614만㎥의 해수를 다양한 방식으로 유입시켰다. 이 기간 염분은 최장 12.1㎞ 지점에서 확인(1.68psu, 6월27일)됐고, 실험 이후 유입된 염분은 환경대응용수와 강우(6월29일∼7월1일)의 방류 등을 통해 대부분 희석됐다.

첫 대조기와 두 번째 대조기 사이에 수문 1기를 위로 열어둬 수문 아래로 바닷물고기가 상류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생태소통 가능성도 점검했다. 실험 전·후 하굿둑 상류(4지점)와 하류(1지점)를 조사한 결과, 개방 이후 둑 상류에서 전반적으로 물고기 종수와 개체수가 증가함을 확인했다.

특히 고등어, 농어, 전갱이 등 바다나 기수역에 사는 어류가 수문을 통과해 둑 상류까지 올라 온 것을 확인했다. 여기에 하굿둑 상류에서 장어 등 회귀성 어류가 확인된 것은 물론 청멸치 무리, 전갱이 등 기수(해수) 어종이 수문을 통해 이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바닷물과 함께 낙동강으로 올라 온 바닷물고기.
▲바닷물과 함께 낙동강으로 올라 온 바닷물고기.

하굿둑 개방에 따른 지하수 염분 확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52곳에서 올해 287곳으로 지점을 대폭 확대해 염분 농도를 관측했다. 특히 기존에 농업·생활용으로 사용 중인 지하수에 대한 개방영향을 보다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지역주민과 협의를 거쳐 지하수 관정수질 관측지점을 지난해 8개에서 225개로 늘렸다.

하굿둑 주변지역 지하수의 염분농도 변화를 관측한 결과 3차 실험에서도 1, 2차 실험과 마찬가지로 주변 지하수 관정에서 유의미한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관측한 지점 중 5곳에서 염분 변화가 관측됐으나, 평상시 변화범위 내에 해당하는 염분 변화로 장기실험에 따른 관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등 5개 기관은 실시간 관측 가능 지하수공(21개소)과 기존 농업·생활용 지하수공을 활용해 지하수 염분농도 등을 지속적으로 관측할 계획이다. 이밖에 실험결과를 지하수 예측계산(모델링)에 반영해 하굿둑 개방에 따른 지하수의 장기 염분이동범위 및 농도변화 경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환경부와 국토부 등은 앞으로 실험결과를 분석해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 방안’을 올해 안으로 마련한다. 기수생태복원 시나리오별 영향을 예측해 시설물, 농업, 어업, 주변사업 등 분야별 변화와 대책 등에 대한 대안도 함께 제시할 계획이다.

박미자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장기간의 하굿둑 개방실험으로 하굿둑 예측계산(모델링) 및 생태계 복원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남은 기간 농민과 어민, 시민단체, 전문가와 충분히 소통해 최적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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