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가 지난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경제·사회 시스템을 저탄소 체제로 바꿔 녹색성장을 이룰 방침이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기후산업을 집중 육성해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며 "지구환경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선진국 수준의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온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계는 지금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환경위기와 고유가로 상징되는 자원·에너지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경제성장도, 국민의 삶의 질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을 살펴보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스케치는 분명 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게 벌써 한 총리가 취임하고 4개월째 되풀이되고 있는 말이다.

 

최근 일본에서 열린 환경장관 회의를 다녀온 이만의 장관에 따르면 이젠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이산화탄소의 의무감축을 공공연하게 요구하고 있다. 언제까지나 스케치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이제는 우리에게 맞는 색을 찾아서 정확하게 칠을 시작해야 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확한 색을 설정하지 않은 채 기후변화대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흐름만 관망하는 상태로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는 형국이니 지식경제부나, 환경부, 외교부까지 기후변화에 연관된 부처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산발적인 대책을 꺼낸다 한들 그 정책을 믿고 섣불리 움직일 수 없을 뿐더러 그 효과를 기대할 수조차 없다.

 

그나마 국무총리실 산하 기후변화대책기획단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에 대비하기 위한 '기후변화대책기본법'을 제출할 방침이다.

 

우리나라가 2013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의무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 연내에 관련 기본법이 제정돼야 후속 대책들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에너지 업계는 바로 이 정부의 색, 장기적인 기후변화대응 방침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산으로 가도 좋고, 바다로 가도 좋다. 그 정책이 하루아침에 뒤집어지지만 않으면 정부를 믿고 산이건 바다건 함께할 수밖에 없는 한배를 탄 가족이 아닌가.

 

정부는 기후변화대응을 무슨 색으로 칠해야 할지 하루빨리 손에 든 붓에 어떤 색이든 물감을 찍어 칠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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