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0억원 상반기 흑자 '묻지말 탈원전 비판' 쐐기
원전이용률 감소 불구 저유가로 실적 크게 개선
자회사 연료비와 민자구입비 2조5637억원 감소

▲연도별 국제유가(검정색)와 한전 영업실적 추이표 ⓒ한전
▲연도별 국제유가(검정색. 단위 달러)와 한전 영업실적 추이표 ⓒ한전

[이투뉴스] "한전 실적은 국제연료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지, 소위 탈원전으로 적자가 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1~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한전이 13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일각의 '묻지마 탈원전 비판'을 겨냥해 이같이 쐐기를 박았다. 작년 같은기간 대비 원전 이용률이 소폭 낮아졌음에도 저유가로 되레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한전의 상반기 연결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이 기간 매출액과 전기판매수익은 각각 28조1657억원, 26조6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28조3194억원·26조8221억원 대비 1537억원, 2221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전기판매량이 2.9% 쪼그라 든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 기간 계약종별 판매량은 산업용과 일반용이 각각 4.9%, 1.8% 감소한 반면 주택용은 5.2% 증가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 9285억원 적자에서 8204억원 흑자로 1조7487억원 크게 뜀박질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국제 연료가격이 하락하면서 6개 발전자회사가 사용하는 유연탄과 LNG비용이 1조3846억원 감소했고, 민간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구입비도 1조1791억원 줄어들어서다. 상반기 전기원가만 2조5637억원이 감소했다.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한전 영업비의 60% 안팎을 차지한다.

▲한전 연료비 변화 추이(단위 조원)
▲한전 연료비 변화 추이(단위 조원)

국제 연료가격 하락은 석탄발전량 감소와 원전이용률 하락과 같은 원가상승 요인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올해 상반기 원전이용률은 77.6%로 작년 상반기 79.3% 대비 1.7%P 떨어졌다. 석탄발전량도 정부 겨울철 미세먼지 감축 대책에 따른 제약발전으로 작년 상반기 96.1TWh(테라와트시)에서 올해 상반기 85.8TWh로 줄었다. 하지만 전력시장가격(SMP)은 98.6원에서 78.2원으로 하락해 한전 부담을 낮췄다.

민간으로부터의 전력구입량은 작년 상반기 73.8TWh에서 올해 73.7TWh로 별 차이가 없으나 국제유가 하락 영향을 받는 LNG발전 특성상 구입비가 1조2000억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비 이외 기타 비용은 점증하는 추세다.

신고리 4호기 준공에 따른 발전부문 상각비, 변전소 건설과 지중화 공사 등 송배전부분 상각비, 원전·화력발전 계획정비 증가와 월성 3호기 복구 등의 수선비 등이 각각 1000억~2000억원 가량 증가했고 배출권 시장가격 상승으로 관련 비용도 소폭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올 상반기 상각·수선비와 온실가스 배출비용 규모는 약 6600억원이다.

한전은 코로나19 확산 장기화 등으로 경영환경에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으나 올 하반기도 저유가가 지속된다면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전 재무처 관계자는 "전력그룹사의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재무개선 TF를 지속 운영하고, 신기술 확대와 일하는 방식의 개선 등을 통해 전력공급비용 최소화를 위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합리적 전기요금 체계개편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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